성읍민속마을에서 다음으로 이동한 곳은 섭지코지. 이 근처에는 볼 게 많이 있긴 한데 그 중에 대표적인 게 성산일출봉. 원래는 동북부에 있는 만장굴까지 보고 일몰 시간에 맞춰서 돌아오면서 성산일출봉에 가보려 했지만 날씨가 날씨인지라 코스를 변경해서 제주도 3대 폭포를 보고 점심 시간이 조금 지난 시각에 도착했다. 원래는 섭지코지까지 보고 점심 먹고 이동하려고 했으나 일정을 바꾸는 바람에 조금 늦게 도착한 거다.
입구. 매표소가 있긴 한데, 이 매표소는 이동 수단을 탈 때나 필요하지 입장료를 내는 매표소가 아니다. 입장은 무료. 그냥 들어가면 되야~
들어가서 보니 무슨 리조트 같은 게 있는 거 같던데 나중에 섭지코지 둘러보고 난 다음에 참 좋은 데에 지었네란 생각 많이 들었던.
행복한 문
매표소를 지나 좀 걸어가다 보면 나오는 첫번째 조형물. 행복한 문.
행복한 문 중앙에 선 아들. 우비를 샀음에도 우산을 들고 나왔다. 섭지코지에 도착하니 그래도 비가 그리 많이 내리지 않아서 우산이 더 편하겠다는 생각에.
ㅋㅋ 아무리 봐도 난 잘 생겼다는 생각이 안 드는데, 진강이는 지보고 잘 생겼단다. ㅋㅋ
초원산책로
배가 좀 고팠다. 그래서 섭지코지에 있는 민트 레스토랑에 가서 점심을 먹으려고 했다. 원래 예정도 그러했고. 그런데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더라고. 인터넷에서 본 건물 모양을 떠올리며 그 건물이 있는 방향으로 갔다. 원래 사람이 다니는 길로 간 게 아니라 말이다.
그러다 보니 이런 길이 나온다. 이런 길을 걸으면서 이렇게 가는 게 맞나. 그런 생각 많이 들더라는. 그래도 저쪽에 보이는 건물이라고 생각하고 그냥 갔지.
이윽고 사람들이 다니는 산책로와 같은 길이 나오더라. 계단도 보이고. 저 계단 올라가면 갈 수 있겠지 싶었는데 맞더라고.
여기는 초원산책로. 주차장 가는 지름길이다. 길 따라가면 주차장까지 최단 경로로 갈 수 있는데 대신 행복한 문은 볼 수 없다는. 나는 행복한 문을 보고 이 지름길로 헤쳐나왔던 거다. 길이 아닌 길로 온 셈.
글라스 하우스
저기 보이는 건물이 바로 글라스 하우스란 건물이다. 뭔가 있어 보이지 않는가?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타다오가 만든 거라는데, 글라스 하우스 옆에 지니어스 로사이란 건축물도 있는데, 이 또한 안도 타다오가 만든 거라는. 그래서 그런지 보면 비스무리해. 그런데 이런 느낌의 건물 많이 볼 수 있는 데가 있다. 파주출판단지 가봐~
배고파서 바로 글라스 하우스로 이동. 가는 길에 보니 바다 건너 성산일출봉이 보인다. 저기 가려고 했건만 날씨 때문에... 바로 코 앞에 두고 못 가다니...
하얀등대
가장 눈에 띄었던 건물. 하얀등대다. 좌우로 긴 계단으로 등대에 오를 수 있었는데, 높고 길어 보여도 실제로 올라가보면 그리 높거나 길지도 않다. 여기는 민트 하우스에서 점심 먹고 나와서 올라가봤다.
어느 계단으로 갈까 하다가 글래스하우스에서 가까운 왼쪽 계단으로 올라가기로 했다.
계단 올라가기 전에 찍은 사진. 아들은 긴 계단을 보고서 여기 꼭 가야되냔다.
밑에서 보면 이렇거든. 엄청 높고 긴 거 같지? 그런데 그렇진 않아. 게다가 사진 찍으면서 올라가니까 아들 드디어 폭발. "아빠~ 사진 좀 자제하자~" ㅋㅋ
계단 올라가기 전에 계단에서 글래스하우스를 보고 찍은 사진. 여기 뷰 참 좋더라. 그래도 비가 조금씩 내려서 구경할 만 했다는. 여행온 거 맞네라는 느낌을 들게 해줬던 곳이다.
계단 왼쪽. 등대가 있는 이 언덕을 붉은오름이라 한단다. 오름이란 화산구에서 분출된 물질들이 쌓여서 만들어진 것. 그러니까 언덕인데 화산 때문에 만들어진 언덕이라 생각하면 될 듯.
탁 트인 전망. 아 좋더라. 사진으로는 그 때의 느낌을 온전히 전달하기 힘들어. 그건 그 곳에 직접 가본 사람들만이 느낄 수 있는 권리 아닐까?
제주도의 해안 암석들은 화산 때문에 그런지 다른 데서는 볼 수 없는 암석들이었다.
붉은오름
붉은오름에 올라서 찍은 파노라마샷. 아 멋지다. 왜 산에 오르는가? 산이 저기 있으니. 뭐 그런 거 난 잘 모른다. 산 별로 안 좋아해. 그래도 이렇게 조금의 노력으로 이런 뷰를 볼 수 있는 데는 좋아라한다. 멋져. 오르는 것도 힘들지 않고.
위에서 내려다본 해안가. 참 물 맑다. 올해는 꼭 제주도에서 스쿠버 다이빙해야지 하는 생각을 이번 제주도 여행을 통해 하게 되더라는. 앗! 그러고 보니 제주도에 스쿠버 다이빙 모임 동생(다이브마스터) 있었지? 그러나~ 스쿠버하러 온 게 아니라, 나 혼자 놀러온 게 아니라, 방학 동안에 제대로 못 놀아준 대신에 오게 된 여행인지라 아들 중심으로 움직일 수 밖에 없어 패스.
날씨가 좋고 따뜻한 봄이었다면 정말 좋았을 곳. 따사로운 햇살에 시원한 바람 그리고 탁 트인 전망과 멋진 뷰. 보고 있으면 바람과 함께 비가 내 얼굴을 때리고 사진 찍다 보면 손이 시려웠던. ㅠㅠ
하얀 등대
붉은오름 정상에는 이런 조그만 등대가 있다. 조그맣다.
등대를 돌아 앞쪽으로 가니 이런 풍경이 펼쳐진다. 앞쪽에 촛대처럼 솟은 바위는 용왕의 아들이 하늘나라 선녀를 짝사랑한 전설이 담긴 곳이란다. 멋지긴 한데 바람이 많이 불어.
오른쪽으로는 이런 풍경이 펼쳐지고.
섭지코지 둘레를 따라 사람들이 다니는 길이 있어 걸어다니면서 탁 트인 전망을 만끽할 수가 있었다.
여기서도 한 컷. 표정 봐라. 바람이 많이 불고 그러니까 빨리 내려가자고 하는데 기념으로 사진 한 장 찍자고 하니까 저런 표정이 나오는 거거든.
그리고 내려오기 전에 등대를 배경으로 한 컷. 그래도 찍어주는 게 어디야. 나는 찍고 싶어도 못 찍어. 찍어봤자 스마트폰 셀카 모드로 찍는 수 밖에 없고. 누가 좀 잘 찍어줬음 좋겠다. ㅠㅠ
먼저 내려가라했더니 천천히 뚜벅뚜벅 잘 내려간다.
* * *
여기는 꼭 가보길 권한다. 물론 여기 외에도 탁 트인 멋진 뷰를 볼 수 있는 곳이 있겠지만 적어도 내가 가본 곳들 중에서 여기는 강추하는 바다. 꼭 들러서 멋진 뷰를 감상하길 바란다. 날씨가 좋지 않아도 멋진 뷰라는 건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곳. 게다가 뷰만 볼 게 아니라 멋진 뷰와 함께 식사를 할 수 있는 민트 하우스, 또 관람할 수 있는 지포 뮤지엄, 지니어스 로사이 등도 있으니 가보면 후회하지 않을 듯 싶다.
-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
- 전화: 064-782-2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