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에는 자주 가지는 않지만 한 때는 매주에 한 번 이 길을 다녔었다.
올해는 나랑은 어울리지 않는 그런 분야를 배웠던 듯...
어쨌든 경복궁역에 하차해서 삼청동으로 걸어가던 중에
경복궁에서 궁선문 개폐 및 수문장 교대의식을 하고 있었다.
수문장이라... 문을 지키는 사람. 문지기라는 뜻이다.
그런데 문지기가 문을 열고 닫고 자기 근무 시간이 다 되어 교대하는 것이
뭐 그리 대단할까 싶기도 하지만 여기는 왕이 기거하는 곳 아닌가?
위엄있는 왕실의 문화로서 봐야할 듯...
한 쪽에서는 문화 행사에 대한 설명을 해주고 있다.
이 행사는 매년 열리는가 보다. 지나가다가 잠시 구경하면서 받은 안내서에 보면
12~2월(겨울), 7월(한여름)에는 약식으로 진행되고
그 외의 달에는 원래대로 진행되는 듯.
그것도 하루에 3번(10시, 1시, 3시)씩이나...
항상 여기를 지나다니던 시각이 오후 5~6시였던 지라 몰랐었는데
그 날은 마침 오후 일찍 누굴 만나러 가는 길이었는지라
보게 된 행사였었다. 항상 지나면서 느끼는 거지만
언젠가 한 번 경복궁 내를 들어가보고 싶은데
아직까지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
날씨 좋은 가을 주말 오후였던지라 외국인 관광객도 더러 보였다.
그리고 이 행사를 진행하는 사람들 중에 옛날 복장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마치 헌병대와 같이 키도 크고 위엄있어 보였다.
뭐 옷발이 어느 정도 먹어주는지라. ^^
아무래도 왕실 문화를 재현하는 행사다 보니
주변에 사람들이 와서 사진을 찍어대도
아랑곳 하지 않고 부동의 자세를 취하고 있다.
그게 신기한 듯 여고등학생들은 옆에서 기대어
V자를 해대며 사진을 찍어대고 있었다. ^^
행사 끝날 때 즈음에 봐서 그런지 안내서에 나온
여러 복장을 두루 구경할 수는 없었다.
그런데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이 의식이 100% 재현이 아니란다.
문헌이 모자라서 50% 정도 수준 밖에 고증되지 않은 거라고...
가끔씩 인사동이나 삼청동에 지인분들을 만나기 위해서 들리다 보면
느끼는 것이지만 나도 별 관심이 없었던 것들이지만
우리 것중에 좋은 게 참 많다. 단지 아쉬운 것이 있다면
선비 정신을 타고난 민족인지라 손해를 많이 본(역사만 놓고 봐도) 게 아쉬울 따름.
참조) 수문장 교대의식: http://www.sumoonj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