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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다큐

세나: F1의 신화 - 미하엘 슈마허 등장 이전의 F1 신화였던 그의 삶을 다룬 다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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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3,501번째 영화. 개인 평점은 9점. 강력 추천한다. 영화라고 하기 보다는 다큐멘터리이며, 다큐멘터리라고 하더라도 생전의 그의 경기 영상과 그의 주변 인물들의 인터뷰 영상만으로 구성했지만 그의 삶 자체가 귀감이 되기에 감동적이다. 꼭 레이싱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한 인간으로서 본받을 점이 분명 있고, 또 그가 생전에 이루어 놓은 업적을 봤을 때 그의 죽음이 매우 안타까운지라 감동이 더 배가 되는 듯하다. 마치 볼 프로그램이 없어서 채널을 돌리다가 EBS에서 본 다큐가 너무 재밌었다는 그런 느낌을 주는 다큐. 한 번 보길 추천한다.


1.


<러시: 더 라이벌>을 기억하는 사람들 꽤 있으리라 본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영화 정말 좋아라한다. 왜? 가슴이 뛰거든. 이런 영화 보고 나오면 왠지 모르게 빨리 달려줘야할 것 같은 느낌도 들고 말이지. 여튼 왜 이 영화를 언급하냐면, <세나: F1의 신화> 다큐에 <러시: 더 라이벌>의 두 주인공 제임스 헌트와 니키 라우다 둘 다 등장한다. 제임스 헌트는 1984 모나코 그랑프리 해설가로 나와서 아일톤 세나의 레이스를 두고 극찬하고, 니키 라우다는 같은 경기에서 아일톤 세나에게 따라잡히는 선수로 등장한다. 1984년 월드 챔피언은 니키 라우다. 그가 은퇴 후 복귀해서 따낸 첫 월드 챔피언이자 그의 생애 3번째 월드 챔피언 타이틀이었다. 또한 영화 속에서 니키 라우다의 모습은 몇 컷 나온다. 내 기억으로 두 컷이었나? 세 컷이었나?


영화 vs 실화 #6. 러시: 더 라이벌 - 가슴 뛰게 만드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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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아일톤 세나의 삶에 대해서 그러니까 인물에 대해서 다루려고 했다가 기획을 바꿔서 스포츠계의 라이벌이란 콘셉트로 연재하기로 하고 적은 첫 번째가 아일톤 세나와 알랭 프로스트다. 내가 원래 뭐 하나 보고 나면 이 잡듯이 뒤져서 관련된 것들을 조사하는데 <세나: F1의 신화>를 기반으로 이러 저라한 것들을 정리하면서 적은 글이다. 덕분에 F1 경기에 대해서 점점 더 많이 알게 됐고. 그냥 조사하는 거랑 조사해서 정리하고 그걸 글로 적는 거랑은 많이 틀리다. 글로 적어야 그것이 완전히 내 것이 된다. 이만큼 빨리 지식을 습득하는 방법은 없다. 그냥 눈으로만 봐도 된다? 결코. 해보면 알 거다. 내 그런 사람들 한 두명 깨준 게 아냐. 디테일이 떨어지거든. 그런 거 있잖아. 왜. 뭘 많이 아는 거 같은데 그 사람은 보면 사람들을 많이 만나. 그러니까 여기서 얘기 듣고 저기 가서 마치 자기가 아는 것처럼 얘기를 하곤 하지. 얕은 지식으로 아는 척 하는 족속들. 진위 여부는 따져보지도 않고 사람의 말을 믿는. 나는 이런 거 조사할 때 국내 자료는 뒤지지도 않는다. 왜냐? 틀린 정보가 많고 어느 누가 잘 적었다 하더라도 그걸 카피해서 떠드는 족속들이 많아서 나는 원천 소스를 찾아보곤 한다.


둘의 라이벌 구도는 상당히 재미있다. <러시: 더 라이벌>의 경우는 1976년 한 해만 다루고 있지만, 아일톤 세나와 알랭 프로스트는 몇 년에 걸쳐서 엎치락 뒷치락 하는데, 개인적으로 알랭 프로스트는 쉣이다. 난 이렇게 정치적인 인물이 스포츠인이라는 거 자체가 맘에 안 든다. 스포츠 정신은 없고 오직 승리만을 위하는. 물론 실력이 없는 건 아니지만 나는 이런 거 재수없게 생각한다. 영혼 없는 프로페셔널보단 나는 뚝심 있는 장인들을 더 선호한다. 그러나 장인들이 꽉 막히면 좀 답답하긴 하지. 유도리가 있지만 장인 정신을 가진 그런 사람을 나는 정말 좋아한다. 아일톤 세나가 그런 인물이기에 내가 좋아하는 거고. 게다가 잘 생겼어. 알랭 프로스트는 음... 못 생겼다. 코도 휘었고. 물론 그의 실력을 두고는 뭐라 할 수는 없지만 재수없어.


라이벌 #1-1. 알랭 프로스트 vs 아일톤 세나 Part I

라이벌 #1-2. 알랭 프로스트 vs 아일톤 세나 Part II


글은 너무 길어서 두 편으로 나눴다. 읽다 보면 <세나: F1의 신화> 보고 싶을 거라 본다. 참 재밌는 게 몇 번씩이나 월드 챔피언십의 판가름이 나는 경기가 15번째 대회(한 해에 총 16번 대회를 하는데)인 일본 그랑프리에서라니. 때론 영화보다도 더 극적인 현실의 장이 펼쳐지곤 하고 그렇기 때문에 그런 실화 그 자체가 재미와 감동을 주는 거 아니겠는가. 우리나라에서는 비인기종목인 F1이지만 외국에서 인기가 있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3.

그가 살아있었다면 미하엘 슈마허와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을텐데 아쉽다. 어쩌면 그가 살아있었다면, 미하엘 슈마허의 7회 월드 챔피언이란 기록도 나오지 못했을 거라고 본다. 알랭 프로스트가 은퇴하고 나서 라이벌 구도는 아일톤 세나와 신예 미하엘 슈마허였으니까. 미하엘 슈마허의 별명은 'F1의 황제', 아일톤 세나의 별명은 'F1의 신화'. 둘 다 F1 월드 챔피언십에서는 전설인 두 인물이다. 동시대의 인물이기도 했고.


4.


레이싱 영화 5편 중에서 딱 하나만 꼽자면 <세나: F1의 신화>를 꼽고 싶다. 내 개인 평점도 다른 거에 비해서 높은 편이고. 시간 되면 한 번 보길 권한다.


테마로 본 영화 #15. 전통 레이싱을 소재로 한 영화 5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