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영화

20일만에 찍은 고등학교 느와르 '브릭'


총평

2008년 3월 31일 본 나의 2,712번째 영화.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에 웰메이드 미스터리 추리극이라고는 하는데 사실 나는 잘 모르겠다. 선댄스영화제가 독립영화를 다루다보니 대중성 있는 영화와는 약간 간극이 있다고 할 듯. 선댄스영화제 수상작들 중에서 영화 매니아들에게 친근한 작품들 대부분이 그러하듯이 말이다.

전반적인 내러티브는 잘 짜여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루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너무 굴곡없이 단조롭게 진행된다는 점과 너무나 독특해서 이질감이 느껴지는 배경 설정 때문이 아닌가 한다. 그래서 그다지 재미있지는 않았다. 좀 독특한 영화네 하는 정도 수준. 개인적으로는 그리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느와르라

느와르 작품이라고 얘기를 하는데, 사실 나는 영화를 보면서 이 영화가 느와르라고 생각해보지 못했다. 느와르를 고등학교라는 배경에 접목시킨 영화라고 생각해보면 충분히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는 면이 보이기 때문에 수긍은 하지만 그런 배경 지식 없이 본 나로서는 전혀 그것을 느낄 수가 없었다.

그것은 어찌보면 주인공 캐릭터가 워낙 기존의 느와르 속의 주인공과는 다른 이미지를 갖고 있기 때문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다르다는 표현보다는 정반대라고 하는 게 옳겠다. 그래서 매력적인 캐릭터가 될 수는 있을 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선호하는 그런 캐릭터는 아니다.



미국 고등학생들의 현실?

과연 이 영화를 미국 고등학생들의 현실을 비판하기 위해서 만들었을까? 그런 얘기가 많던데 나는 그게 메인이 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의 메인은 주인공 브랜든의 여자친구가 왜 어떻게 죽었나에 대한 것에 포커싱을 두고 있을 뿐이다.

단지 고등학교가 배경이고 마약이 나오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할 수는 있을 지 모르겠지만 만약 감독이 이 작품의 시나리오를 쓸 때 미국 고등학생들의 현실을 비판하겠다고 생각한 후에 느와르를 접목시켜보자고 했을지 아니면 느와르 작품을 만들자고 생각한 후에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한 것인지를 따져보면 알 듯 하다.

결국 감독은 현실 비판에서 영화를 만들게 된 게 아니라 느와르를 만들겠다는 계기로 출발한 것이다. 내용이 그렇다 해서 그것을 현실 비판이라고 보는 것은 이런 의미에서 별로 맞지 않다. 마치 감독은 어 했는데 관객은 어 아 하는 꼴이다.

그러나 그렇게 느꼈다고 해서 그게 틀렸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무게중심이 거기에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만약 그런 현실 비판을 했다면 결코 이런 식보다는 더 나은 방법이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영화 전반에 걸쳐서 드러나는 부분은 바로 느와르다.(물론 나는 영화 보면서 별로 못 느꼈지만. ^^)

* * *

- 이 영화의 촬영 기간은 20일이란다. 
- 감독이 직접 맥으로 편집했단다. 

감독이 시나리오를 쓰고 스타 아닌 배우들과 함께 20일 동안 찍고 감독이 직접 편집한 저예산 영화라는 거다. 이것을 알고 나니 모든 게 용서된다. 이 영화 좋은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