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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독서

TOC(제약조건이론)에 대한 그러나 꼭 읽어야할 <The Goal>

The Goal (더 골)
엘리 골드렛 외 지음, 김일운 외 옮김/동양문고

2007년 4월 5일 읽은 책이다. 처음에는 제목만 보았을 때는 기업의 경영에 있어서 목표라는 것에 대한 내용이겠거니 생각했었다. Kaist 테크로 MBA 신입생 추천도서에 있어서 읽어보려고 했던 책이었는데, 내용은 조금 색달랐고 내가 잘 모르는 분야(제조업의 생산관리)에 대해 다루고 있어서 처음에는 조금 당황했던 것이 사실이다.

내용을 이해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던 것이 저자가 자신이 낸 이론을 아주 쉽게 풀어서 소설에 녹아들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540 여페이지의 소설이긴 하지만 일반 소설들과 달리 이해를 해야 하는(상황과 해당 상황에서의 문제점 해결에 대한) 것이라 소설로서 가볍게 접근하기는 힘든 책이라고 얘기할 수 있겠다.

이 책에 나오는 요나교수의 캐릭터는 마치 저자 자신을 빗댄 듯 보인다. 물리학자이면서 독특한 발상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것 때문인데 책에서도 물리학자가 뭘 알기에 공장 시스템 경영에 대해서 말할 수 있느냐는 부분도 보이는 것이 실제 자신이 그런 상황을 겪어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책 제목이 The Goal 인 것은 가장 먼저 접근하는 실마리가 바로 기업의 목표라는 것에 대한 해석 때문이다. 물리학자이기에 회계나 기존에 절대적이라고 믿어져왔던 이론들에 대해서 몰라서 정말 새로운 접근법이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원래 새로운 것은 무에서 시작해야 하는데 사람이 어떠한 것을 알면 알게 될수록 그 앎 때문에 종속이 되어 버리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의미에서 물리학자이기에 가능했던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한 편으로는 하지만 이렇게 새로운 접근을 할 수 있는 것은 그만의 통찰력이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나 한다.

이런 의미에서 이 이론이 어쩌다 저쩌다를 떠나서 우리가 경영에서 절대적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오히려 아닐 수도 있다고 하는 것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만드는 계기를 마련해 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요나교수라는 사람을 통해서 주인공이 기업의 목표가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해석하는 과정부터 이 책은 실마리를 풀어나가기에 제목이 The Goal 이라고 한 듯 하다.

이 책의 전개 방식 또한 마음에 드는데 요나교수는 자문역할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멘토 역할을 하고 주인공이 여러 상황에서 그것을 해결해나가기 위한 노력과 생각을 다각도로 보여주면서 전개해 나가고 있다.

아는 사람이 뭔가를 단순히 알려주는 식이 아니라 화두를 던지고 자문만 하면서 스스로 해결을 해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현상(실제 사례들)이 가슴에 와닿았기 때문이다.

첫번째 화두 : 현금창출률, 재고, 운영비용

책의 제목인 The Goal 목표를 '돈을 번다'는 궁극적인 목표로 이 책에서는 함축을 시키고 있고 그것을 표현하는 지표가 되면서 공장의 효율적인 운영 규칙을 위한 세가지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1) 현금창출률 : 시스템이 판매를 통해서 돈을 창출하는 비율
2) 재고 : 조직에서 팔고자 하는 물품을 구매하는데 투자한 총액
3) 운영비용 : 조직이 재고를 현금창출로 전환시키기 위해 발생하는 총비용

기업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현금창출률을 올리고 재고와 운영비용을 감소하면 되는데 이것은 회계에서도 얼마든지 볼 수 있는 그런 지표들과 일맥상통하나 다르다는 것을 책을 통해서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단순히 지표명만 바꾼 것이 아니에 접근하는 데에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부분이며 이는 책의 전반부에 걸쳐서 소개되고 있다.

두번째 화두 : 사건의 종속성, 통계적 변동

분명 이론적으로는 문제가 없는데 왜 문제가 생기는 데에 대한 명확한 해결책을 이 책에서는 제시해주고 있고 그 해결책이 함축된 것이 바로 위 3가지 지표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이 책에서는 두 가지 요인을 얘기하는데 하나는 '사건의 종속성(dependent events)'와 통계적 변동(statistical fluctuations)'라는 부분이다.

사건의 종속성이라 함은 어떠한 사건은 다른 사건에 귀속되어 있는 것으로 쉽게 얘기하면 공장에서 제조 단계에 있어서 선공정 작업이 있어야만 후공정이 가능한 것들이 일련의 사건의 종속성이라 할 수 있겠다.

다른 하나인 통계적 변동은 정확하게 예측 가능하지 않은 정보로 일정한 범위 안에서 변동하는 것을 일컫는데 이는 주변의 여건에서 오는 변수들이 많을 경우에 발생하는 요인이다. 공장에서 성공적인 운영을 하는데 중요한 요인들은 대부분 이렇게 사전에 예측 가능하지 않은 것들이라고 이 책에서는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 있다.

물론 요나교수가 화두를 던지고 답을 가르쳐주지는 않았지만 주인공이 현실에서 실마리를 찾아나가는 과정에서 독자들로 하여금 이해를 할 수 있게 구성했고 매우 설득력이 있는 부분으로 이 책의 전개 부분에 해당하는 부분이라 하겠다.

얼핏 생각해보면 통계적 변동은 평균으로 계산하면 안 될까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는데 아니다. 나 또한 책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들을 갖고 읽었지만 읽으면서 역시 색다른 접근법이라는 점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세번째 화두 : 균형 잡힌 모델

여기에는 통계학의 공분산 개념이 나오는데, 공분산이란 하나의 변수가 동일한 집합 내에서 다른 변수들에게 미치는 영향이라고 한다. 쉽게 얘기하면 공장에서 일련의 사건의 종속성 요인으로 인해 어떤 제품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한 단계 한 단계 거쳐야 하는데 운영비용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 쉴새없이 노동력을 투입하게 되면 어느 단계에서 병목 현상이 생길 시에는 그로 인해 재고가 늘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그 단계에서 처리되지 않고 물건이 쌓이게 된다는 것으로 결국 운영비용은 줄이는 효과는 있지만 재고는 증가하기 때문에 바람직하지는 않는다는 것으로 균형 잡힌 모델이 될 수가 없다는 것이다. 결국 무조건 노동력을 계속해서 투입한다고 해서 생산성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얘기하고 있다. (내가 제대로 이해했나? ^^)

여기까지가 이 책의 2/3 조금 안 되는 수준의 얘기다. 이 세번째 화두부터 병목지점을 발견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게 되는데 읽는 사람이면 누구나 어 그렇겠네 하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을 정도로 아주 잘 설명하고 있다.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면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 서로 다 연결되어 있다는 것 때문인데, 병목자원을 해결하고 나니 비병목자원에서 문제(과부하)가 발생하는 예들이 너무 현실적으로 들어맞는 얘기들이었고 그것을 해결해나가는 과정 정말 명쾌하고 재미있었다.

일례로 병목자원의 효율성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서 100% 활용을 하게 되면 그것을 맞추기 위해서 비병목자원도 맞물려서 돌아가야 하는데 비병목자원에 과부하가 발생하게 되면 '사건의 종속성'요인으로 인해서 병목자원을 100% 활용하려고 해도 비병목자원에서 처리가 그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비병목자원에 종속되어 100% 활용이 안 되는 것이다. 여기서는 새로운 병목자원의 출현으로 묘사하고 있다.

네번째 화두 : 경영에서의 접목

위 단계는 내가 임의로 나눈 단계인데, 책에서 마지막 부분에서 정리된 것은 5단계이다. 이는 위와 같은 화두를 해결해나가는 방법론적인 5단계이며, 그 다섯은 다음과 같다.

1단계 : 시스템 내 제약요인(병목자원)을 찾아낸다.
2단계 : 제약요인(병목자원)을 최대한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한다.
3단계 : 위의 결정에 다른 모든 공정을 종속시킨다.
4단계 : 시스템 내 제약요인(병목자원)을 향상시킨다.
5단계 : 4단계 이후의 상황을 점검해, 제약요인(병목자원)이 더이상 시스템의 성과를 제약하지 않게 되면(더이상의 병목자원이 아니게 되면) 1단계로 돌아간다.

주인공이 공장장에서 사업부 책임자로 승진 발령이 나면서 각 공장이나 사업부서(매출을 이끄는 부서가 아닌 부서 포함)에서도 이러한 것을 접목시키는 방법이 있을 꺼라는 고민이 마지막 40여페이지에서는 주를 이루는 듯 하다. 그리고 그것에 대한 실마리를 엿볼 수 있는데 그것은 내가 이해하기에는 프로세스다.

그리고 이 책에서 색다른 접근을 하는 데에 있어서 내가 주목할 만한 것이 있었는데 과학자들이 문제 해결하는 데에 대한 접근법에 대한 얘기였다. If ... then 그런데 이 부분은 사실 맥킨지가 문제 해결하는 과정에서 언급된 부분이기도 하다. If ... then 이라고 명시한 것은 아니지만 문제 해결할 때 가설 설정과 검증하는 부분에서 맥락을 같이 한다.

그리고 그 역사적 사례에서 멘델레예프의 원소 주기율표에 대한 사례는 나에게는 조금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런 고유의 규칙을 발견하고도 그 주기율표 순서에 대해서는 이유를 규명하지 못했다가 그것이 발혀진 게 50년 뒤에 원자 내부 구조가 발견되고 나서라니...

이 책에서 얻은 것이 있다면, TOC 이론에 대해서 알 수 있었다는 점 뿐만 아니라 새로운 발상으로의 접근에 대한 면모들을 엿볼 수 있었다는 점도 있었다. 나에게는 전자보다는 후자가 더 크게 작용하는 듯 하다.

오랜만에 읽은 책을 바로 정리하려고 하니 힘들군... 1시간 족히 넘게 걸린 듯 하네... 힘들다. 다음번에 읽을 책도 가볍게 읽은 책은 아닌데. 450여페이지 정도 되는 듯 한데... 그 때 그 때 좀 정리하는 식으로 방법을 바꿔야 할 듯...

이 책은 경제,경영 전문 서적을 보는 이들에게는 거의 필독서 수준이라고 말할 수 있을 듯 하다. 내용이 재밌다 쉽다 등을 떠나 정말 얻은 게 많은 책이다. 그만큼 문제 해결해나가는 것이 매우 설득력 있고 그 속에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꼭 생산,제조 부분의 사람이 아니라 하더라도 경영파트 관련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