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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이전하면서 이용했던 착한 이사. 몰라. 나는 이런 데 이용해본 적이 없어서. 나중에 알고 봤더니 중개해주는 데더라. '착한 이사'라는 상호가 왠지 모르게 착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인드 있는 업체라는 느낌을 주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그래서 이 글은 이런 데 이용하지 말라는 얘기를 해주고 싶어서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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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개 수수료 44.6%
이사 비용 30만원 중에 중개해주는 '착한 이사'라는 데는 얼마를 가져갈까? 14만원이다. 16만원이 정작 이사를 위해 자신의 차를 동원해서 짐을 싸고 나르는 이의 몫이다. 어떤 생각이 드는가? 중개해주는 수수료가 46.6%라고 한다면 과연 이게 바람직한 거라고 생각하는가? 그네들은 그런 얘기를 하겠지. 이를 홍보하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 C/S를 위한 인력 비용을 감안하면 남는 거 없다고. 안 물어봐도 뻔하다.
이런 사업 구조를 알면 결코 그렇다고 동의하기는 힘들다. 비슷한 사업으로 대리 운전이 있는데, 대리 운전도 그 정도 수수료는 안 받거든. 게다가 웃긴 건(내가 관여하지 않아 나는 몰랐었다. 알았다면 아마 이용 안 했을 듯.) 14만원을 '착한 이사'라는 데에 입금하고, 나머지는 짐 나르는 분에게 주라는 거다. 대리 운전도 대리 기사한테 돈을 주는 식인데. 왜 그렇게 하는지는 짐작 가능하지만 이건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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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소비자 피해
짐 나르는 분들이 도착했을 때, 이런 얘기를 하더라. "수수료 때문에 실질적으로 짐 나르는 데에는 돈 더 받는다." 이사짐 나를 때 보면 통상 그렇게 얘기하곤 하지. 나도 이런 저런 이사하면서 그런 경우 많이 겪어봤고. 그런데 사람이라는 게 그렇다. 기분 좋게 일해야 또 일도 잘 되는 법이라 제 돈 주고 해야 서로 얼굴 안 붉히고 좋게 할 수 있는데, 그런 얘기를 하면 참 곤란하다.
그래서 이런 경우에는 나는 일단 알겠다 하고 일하는 거 보고 나서 어느 정도를 더 줄 지를 결정하곤 한다. 일하는 게 맘에 안 드는데 돈을 더 줄 필요는 없으니까. 그런데 나중에 내막을 알고 나니 이게 그럴 수 밖에 없는 구조더라는 거다. 그래서 돈을 더 주긴 했는데, 결국 중개 수수료가 비싸게 되면 이렇게 정작 일하는 사람의 몫이 작아지고 그걸 소비자에게 전가시킬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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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 민족
나는 '배달의 민족' 서비스도 처음에 나왔을 때, 결코 좋은 서비스가 아니라고 생각했고, 나는 지금도 '배달의 민족' 어플을 이용하기 보다는 직접 배달 업체에 전화해서 주문한다. 치킨을 먹고 싶다고 하자. 그럼 집 주변 검색하면 얼마든지 배달할 수 있는 데를 찾을 수 있다. 그게 해당 업체에서도 이득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그렇게 어렵게 고생할 필요도 없다. 굳이 '배달의 민족'을 이용할 필요가 있을까? 쿠폰을 주니까? 좀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할인 혜택을 주니까? 결코 그렇지 않다. 뭐 요즈음에는 오직 자기 이득만 따지는 그런 사람들 많아져서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미련하고 우매한 인간들 때문에 결국 가격은 올라갈 수 밖에 없는 결과가 생기기 마련이다. 자기 우물 자기가 파는데도 불구하고 혼자서는 싸게 구매했다고 좋아라 하는 거지. 그게 결국 자기만 생각하니까 그런 거거든.
사실 '배달의 민족', '배달통', '요기요' 이런 서비스에 대해서는 내가 할 말이 많은데, 나는 이런 업체를 대단하다고 생각해본 적도 없고, 이런 데가 벤처 기업이라고 하는 국내의 벤처 업계 수준이 한심하다 여기는 사람이다. 예전에 이화여대 MBA를 밟고 있던 지인이 프로젝트로 뭐 분석하는 데 '배달의 민족'을 한다고 나에게 자문을 구해온 적이 있어서 내가 왜 이런 서비스가 바람직하지 못한지, 그리고 이런 걸 보면서 우리나라 벤처 기업들의 잘못된 부분들을 A부터 Z까지 죽 설명해줬던 기억도 있고, '배달의 민족'이 수수료 0원 외쳤을 때, 나는 예견하기도 했었다. 일시적이고 이제 광고로 돈 벌겠다는 얘기면 돈 더 번다고. 그렇게 되면 정말 맛집이 노출되는 식이 아니라 돈 쓴 데가 노출되는 식이라 소비자에게 편향된 정보만 제공될 거고. 그대로 됐지 않았나? 이런 영세사업자 피 빨아먹는 서비스는 결코 좋은 서비스가 아니라 추후 소비자 가격만 상승시키는 꼴이 된다.
산업혁명 이후, 우리는 과잉 공급 시대를 살고 있다. 그래서 내가 만든 제품이 더 좋다는 걸 알리는 게 중요한 시대가 되었고, 이제는 과장 광고는 난무하고, 거짓 광고까지 하게 되는 세상이 되었고. 그러다 보니 제품의 본질 가치에 따른 가격 책정이 아니라 유통, 마케팅 가격이 포함된 가격이 된 거다. 그걸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그게 맞다고 생각하는가? 나는 결코 아니라고 본다. 무엇이든 과함은 모자람보다 못한 법이다.
그래서 나는 '배달의 민족'류의 서비스는 결코 바람직한 서비스가 아니라고 본다. 지네들도 수익이 나야 먹고 사니까라고 얘기할 순 있겠지만, 태생 자체가 바람직한 서비스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 일이 벌어진다고 나는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런 서비스를 운영하는 데의 마인드는 보통 바람직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러니까 어떤 업에 대한 진정성 이런 거 없다. 돈 벌이로만 보는 경우가 많지. 그런데 뭔 '배달의 민족' 대표가 마인드 있는 양 그러는지 나는 도통 이해를 못했다. 보면 돈 잘 벌면 다 용서가 되는 그런 케이스의 하나일 뿐. 혹자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지 않았냐 하기도 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만, 그건 사후적 해석이다. 마치 이재용이 구속되고 나면 삼성이 경쟁력 잃는다고 얘기하는 거랑 비슷한 그런 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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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서 그런지도 모르겠다만, 그래도 '배달의 민족', 대리 운전과는 비교가 안 되는 저런 말도 안 되는 중개 수수료를 받는 서비스를 과연 좋은 서비스라고 볼 수 있겠냐고. 내가 보는 적정 수수료는 20%다. 몇 시간을 노동해서 얻어가는 수익보다 전화 두 통으로 가져가는 수익을 따져본다면 과연. 망해야 한다고 본다. 이런 서비스는 이용하지 말아야 한다. 그래도 이용하겠다면 알고 이용해라. 어차피 이런 업체는 오래 못 간다 보니 언젠가는 망할 거라 보지만.
네이버 광고에는 이런 문구가 있다. '2020 한국소비자감동지수 1위' ㅎㅎ 항상 연말이 되면 전화 오곤 하지. 무슨 신문사에서 하는 시상식인데 얼마면 뭘 주고 그런다고. 그런 거랑 매한가지다. 확인해보니 스포츠 서울이네. 찌라시 가십거리 난무한 곳. 얼마 주고 산 1위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같은 소비자인데 감동하기는 커녕 어처구니가 없더라. 망해라. 빨리. 너네같은 업체는 없어질수록 좋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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