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http://www.ctrip.co.kr/ 보면 알겠지만 열차도 한 종류만 있는 건 아니다. C로 시작하는 게 있고, G로 시작하는 게 있는데, 가격도 좌석에 따라 다르다. 뭐 자세한 설명이야 다른 데에 잘 해놨을 거니까 간단하게 얘기하자면, C로 시작하는 건 가까운 도시 간 고속열차, G로 시작하는 건 먼 도시 간 고속열차. 이렇게 생각하면 되겠다. 우리나라도 광역 버스는 G버스 있잖아? 그런 거라고 보면 됨.
#1
우리나라도 고속버스를 타려면 고속버스터미널이 있긴 하지만 동서울 터미널도 있듯이 여기도 마찬가지다. 톈진에도 톈진역이 있으면 톈진 남부역이 있다. 지하철 노선표에 보면 3호선 끝에 난짠(Nanzhan)이라 되어 있는 역이 톈진 남부역이다. 난이 남, 짠은 역이란 뜻이다. 지하철역은 '티 띠에 짠'. 이렇게 말하면 된다. 택시 기사가 알려주더라. 택시타고 이동할 때 지하철역 부근에 세워달라고 얘기할 때 써먹었는데, 혼자서 번역 어플 돌리면서 '티 티에 짠' 이러고 있으니 한 자씩 말해주더라. 티! 띠에! 짠! 나도 따라서 몇 번 했더니 처음에는 고개를 젓더니만 끄덕거리더라고. 그때 발음을 적어둔 게 '티 띠에 짠' 이거였다. '티 띠에'가 지하철인 모양.
#2
베이징도 마찬가지다. 베이징은 동서남북 다 역이 있다. 각각 베이징 북부역, 베이징 동부역, 베이징 남부역 이렇게 부르는데 서부역만 그냥 베이징역이라고 부르더라고. 그래서 베이징역이라고 하면 서부역이니 지하철 노선도에서 서부쪽에 있는 역을 찾으면 된다. 지하철 노선도에 기차로 갈아탈 수 있는 역은 표시가 되어 있으니까.
#3
근데 보면 열차편이 대부분 톈진역에서 베이징 남부역이다. 이 열차편이 가장 많아. 그러나 베이징 남부역이 톈진 남부역과 같이 중심가에서 떨어져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이동하는 데에 그리 불편함은 없다.
#4
C로 시작하는 고속열차의 경우, 좌석은 2등석, 1등석, 특등석으로 나뉘어 있는데(경우에 따라서는 비즈니스석이 있는 열차도 있다.) 나는 1등석 탔다. 65.5위안(11,135원 정도). 톈진에서 베이징 남부까지 걸리는 시간은 열차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40여분 정도라고 보면 된다. 나중에 베이징 남부에서 톈진으로 돌아올 때도 고속열차 이용했는데, 11시 근처가 막차더라. 미리 왕복표를 끊어 구매했지.
#5
중국 고속열차. 역시 외관도 중국틱하다.
CRH: China Railway High-speed
입구. 일본과 같이 내부에 흡연실이 마련되어 있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기차 내부에서 담배를 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뭐 1시간도 안 되는 시간을 타는 거니 큰 문제 없었지만 장거리라면 답답할 듯. 그래도 정거장에 설 때 내려서 담배 피우면 되지 않을까 싶다. 플랫폼에서는 담배 피워도 되거든.
내가 탄 1등석. 1등석이라 하여 뭐 엄청 좋다 그런 건 없다. 그냥 쏘쏘.
#6
1등석 내부.
좌석은 넓은 편이다.
이건 돌아올 때 탔던 고속열차인데, 이 열차는 우리나라 KTX와 같이 발 올려놓는 데가 있더라. 열차마다 조금씩 다른 듯.
가방 혹은 옷 걸이가 있어서 이건 편했다. 대신 접이식 테이블은 없음.
시트는 이렇게 되어 있다. 머리 쪽에 쿠션이 있어서 잠자기는 편한 편.
이건 화장실.
#7
최대 289km/h 까지 올라가더라. 중국 고속열차나 신칸센이나 우리나라나 대부분 속도는 300km/h 근처인 듯. 그래도 KTX 타면서 300km/h 넘는 경우도 봤는데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못 봤다. 290km/h 근처까지만 올라가더라. 다 1 정거장만 타다 보니 거리가 짧아서 그런 건가 싶기도.
#8
베이징 남부역
이건 베이징 남부역이다. 지하철역이나 공항도 마찬가지지만 역에 들어갈 때부터 보안 검사한다. 표를 사서 기차 타러 들어가는 것도 아닌데 말이지. 지하철역도 마찬가지. 처음에나 색다른 느낌이었지 이용하다 보면 짜증난다. 매번 메고 다니는 가방 벗으려면 귀찮.
이건 열차 타러 내려가는 곳. 시간이 되면 표 확인하고 들여보내준다. 그래도 톈진역보다는 세련된. 보니까 막차가 11시 5분이었네 그려.
베이징 남부역도 크다. 톈진역에 비해서는 훨씬 세련된 느낌. 내부에 있는 음식점들도 그렇고. 다만 11시 5분 막차를 타러 간 거다 보니 음식점은 대부분 닫았더라. 유일하게 문 연 곳이 KFC 하나. 내가 그닥 좋아하지 않는 닭을 거기서 먹었다는.
#9
비즈니스 석
열차 타러 들어가서 보니까 이게 비즈니스석인 듯 싶더라. 열차 내에 비치된 안내 책자 보니까 이건 비행기 비즈니스 클래스 시트와 같이 완전히 누울 수 있게 변형되더라고. 뭐 고작 40분 타는데 뭘. 그러나 담에는 한 번 이용해보고 싶다. 어떤지. 경험 삼아 말이다.
#10
에피소드
늦은 시각이라서 그런지 표 검사하는 직원들 중에 데이트하는 애들 많더라. 개표하는 애들은 여자애들이 많은데 딱 봐도 어려 보여. 20대? 여튼. 그래서 개표할 때가 아니면 사람들이 대기하는 자리에 앉아서 남자랑 같이 이런 저런 얘기하고. 뭐랄까 일하면서 데이트? 뭐 그런 느낌이었다. 나빠 보이진 않더라. 근데 중국 가면서 항상 들었던 생각. 고용창출. 쓸데없는 데에 일자리 만들어 고용을 창출하는. 대신 먹고 살 수 있도록 일자리는 많이 만들지만 돈은 많이 안 준다는.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지. 보면 쓸데없는 인력 많더라고. 일본과는 사뭇 달랐던.
#11
에피소드 2
베이징 남부역에서 톈진 올 때였는데, 아. 내 옆자리에 탔던 중국인. 나름 베이징에서는 상하이나 톈진에서는 보기 힘든 정장 차림의 직장인들을 볼 수 있거든? 그런 직장인인 듯 했지. 근데 이 녀석 코를 파네. 내가 쳐다본 건 아니지만 앉아서 시트를 뒤로 제껴두고 있으면 사람의 시야 때문에 보이잖아. 코를 파서 코딱지를 또 손으로 빙빙 돌리면서 비벼. 그리고 그걸 또 확인하고서 튕기네. 내 참 드러워서. 그 짓을 계속하는 건 아니지만 잠깐 쉬었다 하고, 잠깐 쉬었다 하고 한 10여분을 그러고 있더라. 진짜 한 대 때리고 싶더라고. 여튼 중국애들 드러워. 잘 씻지도 않고. 남자들 머리 가만히 봐바. 비듬 많아. 여자들 머리 안 감은 애들도 많은 거 같고.
#12
KTX는 이제 그런 거 없지만 중국 고속열차에서는 열차 출발하면 일일이 티켓 확인한다. 내가 그랬지. 고용창출. 쓸데없는 일에 투입하는 고용창출. 인구가 많아서 그런 듯 싶다. 그래도 무서운 거는 우리가 군대에서 삽 던져주고 도랑 파라고 하면 수십명이 달려들어 도랑 파고 만들어내잖아? 그처럼 인해전술이라는 게 그리 무섭다.
#13
톈진역
톈진역에 도착하니 출구가 역쪽이 아니라 무슨 쥐구멍 같은 데로 나가더라. 막차여서 그런 건지 아니면 항상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쥐구멍으로 들어오면 톈진역 1층이 아니라 지하로 연결된다. 택시 타는 방향으로 가면 지하도에 택시가 주루룩 대기하고 있더라고.
나중에 택시 타고 돌아다니다가 지나쳐서 알게 된 거지만 하이허강 주변에 강변 도로가 있는데(마치 우리나라 강변 도로나 올림픽 대로 같은) 그 쪽 길로 가다 보면 지하도 나오는데 거기더라고. 거기에 택시가 대기하고 있었던 것. 여튼 톈진은 택시 탈만해. 싸거든. 그러나 여행으로 갔다면 숙소 돌아갈 때나 택시 타지 굳이 택시 탈 필요가 없다. 구경할 곳들이 그리 멀지가 않아서 그냥 걸어가도 충분해. 게다가 걷기 참 좋게 되어 있거든. 우리나라 청계천 마냥. 이건 나중에 포스팅.
#14
아 그리고 개표할 때 열차표를 넣어서 자동으로 인식하는 줄도 있지만 수개표하는 데도 있다. 수개표하는 데는 사람이 서서 예전에 우리 기차 탈 때 기차표 끝 부분을 절취하듯 펀치 같은 걸로 뚫는데 그렇게 하더라.
그리고 개표할 때 보면 새치기하는 종자들 많아. 개표 시작하면 걸어오더니 내 앞에 서더라고. 하 참. 어이가 없어서. 근데 가만히 있었던 이유는 나보다 나이가 많은 어르신이라 그랬지. 여튼 새치기 많이 하니까 혹 새치기 자신 있으면 줄 서지 말고, 자신 없으면 새치기 당하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