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과는 달리 이번에 부산에 내려갔을 때는 밤에 해운대 해수욕장을 들렸다. 뭐 내가 부산에 살 때라고 해도 해운대는 많이 가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이번에 가서 느낀 게 예전 광안리 해수욕장 느낌이었다는... 내가 고등학교 시절에는 광안리 해수욕장이 까대기(헌팅) 장소였걸랑~ 여튼 이번에 내려가서는 혼자서 내셔널 지오그래픽 백팩 메고, 한 손에는 캐논 7D를 들고 구석구석 살펴봤는데 음... 생각치도 못한 것들도 보게 되었다는... 뭘? 기다려봐바~ ^^;
주말에 비가 온다는 얘기를 듣고 비록 여름용이긴 하지만 긴팔 셔츠를 입고 갔는데 정말 더웠다. 게다가 내셔널 지오그래픽 백팩 메고 있으니 어깨랑 등에서 땀이 줄줄~ 백팩을 벗으면 바람이 불어서 등과 어깨가 시원하더라는... 여름에는 내셔널 지오그래픽 백팩 메고 다니기 힘들 듯.
모이는 지역이 따로 있더라
부산에 왔으니 바다나 봐야지 해서 해운대 해수욕장으로 들어왔다. 신발에 모래 안 들어가도록 조심조심하면서 말이다. 첨에는 생각보다는 사람이 별로 없다 싶었다. 그런데 계속 걸어가니 그게 아니더라는 거. 호텔과 모텔이 즐비한 쪽에는 사람이 별로 없다. 해변가를 벗어나도 다 호텔이나 모텔이라 그런 듯. 그런데 음식점이나 술집이 즐비한 쪽에는 사람들이 엄청 많았다. 그제서야 알았다. 아~ 노는 애들이 모이는 구역이 있구나. ^^;
10~20대 헌팅족들의 천국?
내 기억으로는 첫번째 사진에 보이는 신호등부터 두번째 사진에 보이는 신호등까지 여기가 음식점과 술집이 밀집되어 있는 지역이다. 이 쪽 해변가에는 장난 아니다. 자리 깔고 술 먹는 남녀들이 엄청 많다. 아마도 지나가다가 꼬셔서 자리로 옮긴 듯. 이른바 헌팅에 성공한 애들인 듯 싶다. 분위기를 보아하니 말이다. ^^;
서울에 이런 지역이 있던가? 더 많은 인구가 사는 서울이고 밤에 사람들이 밀집된 곳도 많으니 있을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이런 분위기는 아니다. 여기는 딱 보면 누구라도 약속이나 한 듯이 헌팅하려고 또 헌팅을 당하려고 온 애들만 모아둔 듯하다. 그 많은 인파들이 죄다 그런 듯. 이른바 헌팅 천국이더라는... 난 혼자였기 때문에 그냥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즐기기만 했을 뿐이지만...
뭐 한 10시 정도 되어 보이지 않나? 새벽 4시다. 정말 사람 많다. 뭐 그 날은 축구 한일전이 있는 날이기도 했지만... 대부분 20대인 듯 보였는데 10대들도 꽤나 보였다. 사람이 많다고 해서 내가 헌팅족들의 천국이라고 그러는 거 아니다. 나도 어렸을 적에 놀아봐서 안다. 딱 보면 답 나오거든? 응? 일단 남자들은 남자들끼리, 여자들은 여자들끼리 3~5명 무리 지어서 다닌다.
게다가 홀복 입은 여자들 왜 그렇게 많니? 홀복의 뜻을 몰라? 유흥주점에서 여자들이 입는 옷. 사진으로는 내가 못 찍었다. 생각을 해봐바. 혼자서 백팩에 DSLR 들고 다니는데 홀복 입은 여자들 사진 찍으면 뭐 나를 변태로 볼 거 아니냐고~! 그래서 사진은 못 찍었는데 참 많더라는 거. 그렇다고 해서 술집 다니는 여자라는 거는 아니고 작정하고 나왔다는 게지. 나를 꼬셔라는 신호라는 거.
게다가 백사장 내려가기 전에 이렇게 앉을 수 있는 곳이 있는데 여기에 앉아 있는 여자들 많다. 만약에 바람을 쐬러 온 거라면 자기네들끼리 얘기하거나 하면 되는데 딱 보면 두리번 거리면서 뭐 없나 하는 그런 표정? 그런 애들 뒤쪽에는 남자들이 또 서성대고. 엄청 많다. 많은 사람들 속에서는 내가 사진을 찍기가 뭐해서 사진이 없을 뿐이지.
해수욕장에 오픈 클럽?
그러다 재밌는 광경을 봤다. 시끄럽길래 봤더니 모여서 음악에 맞춰서 춤을 추고 있는 거다. 완전히 클럽 분위기더라는... 음악도 그렇고 말이다. 보니까 조명에 앰프까지 설치해뒀더라는... 이른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클럽? 누가 이런 거를 하는지 모르겠다만 참 고생이다 싶었다. 그런데 다들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있었다. 들어보니 "Sex, Sex, Sex on the beach"였다는...
DJ가 이런 말도 했다. "자! 부비부비~" ㅋㅋㅋ 부비부비하면 떠오르는 추억이 하나 있긴 한데... 홍대 클럽에서 말이다. ^^; 요즈음에도 부비부비를 하는구나. 부비부비 처음에 나왔을 때 케이블 TV에서 보고 놀랐던 기억이...
외국인들도 헌팅을...
지나가다 보니 외국인들도 꽤 보인다. 남자든 여자든. 근데 웃긴 게 우리나라 남자들이 여자 외국인을 헌팅하는 경우는 못 봤는데 남자 외국인이 우리나라 여자들을 헌팅하는 건 봤다. 외국인들은 나이에 비해서 노안인지라 나보다도 나이가 더 들어보이던데... 뭐 외국에서도 해변에서 이렇게 헌팅하는 경우는 흔하다고 하니까... 그네들한테는 익숙한 듯.
해운대에 집장촌도 있더라~
해운대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다 살짝 놀랐다. 해운대에도 집장촌이 있다는 것에 말이다. 호텔과 모텔이 즐비한 구역과 음식점과 술집이 즐비한 구역 사이에 있더라는... 그냥 지나치다가 덩치 큰 남자들이 모여 있길래 봤는데, 집장촌이더라는... 사진을 찍어서 인증샷을 남기려고는 했지만 인증샷 찍기도 뭐하고 또 그 앞에 있는 덩치들 기둥서방인 듯 싶어서 찍지 못했다. 헐~
도로변에도 있는데 눈에 안 띄었던 게 인도와 도로 사이에 울타리 치듯 나무들을 심어둬서 자세히 보면 보이는데 그렇지 않으면 눈에 안 띈다는 거. 부산에 살 때도 해운대에 집장촌이 있다는 얘기는 못 들었는데... 부산하면 가장 유명한 데가 완월동이었는데... <범죄와의 전쟁>에서 하정우가 최익현(최민식) 만나기 전에 일했던 곳.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곳이라 생긴 건가? 신기했음~
해운대에 있는 재래시장, 해운대 시장
이건 갤럭시 S3로 찍은 건데, 잘 나온다 해도 컴퓨터로 옮기니 확실히 차이가 많이 난다. 스마트폰으로 봤을 때랑 말이다. 물론 CCD가 다르니 DSLR과 비교할 순 없지만... 여튼 해운대역 가는 길에 보면 해운대 시장 있다. 재래 시장인데 새벽에도 문을 열어놓은 가게가 있더라는... 횟집 뭐 그런 곳. 여기 죽 지나가봤는데 새벽 4~5시 사이에 문 연 가게는 입구 쪽 외에는 거의 없다.
첫 지하철이 운행되기 전까지
지하철 2호선 해운대역 첫 차는 5시 21분이다. 물론 서면 방면. 참고로 해운대역은 2호선 끝에서 3번째다. 내가 왜 이렇게 잘 아냐면 내가 첫 지하철 타기 위해서 나름 뒤져봤거든. 그 때까지 해운대는 젊은 남녀들이 광란의 밤을 보내기 위해서 모이는 곳인 듯 싶다. 지나다니다 보면 느낌에 첫 지하철을 기다린다는 느낌이 많이 들더라고. 아무리 젊어도 피곤하겠지~ 나야 6시 정도 되야 잠자리에 드는 야행성이라 그렇다지만...
부산이 남부라서 더울 거라 생각했는데 해변가라 그런지 해변에서 불어오는 바람 때문에 그리 덥지는 않았다. 나는 백팩 때문에 더웠을 뿐이고.
나는 혼자서 한일전을 봤고
서울에는 시청 앞에 붉은 악마들이 모였다는데, 나는 해운대에서도 그런 장소가 있을 줄 알았다. 없더라~ 축구는 보고 싶고 해서(지나다니다가 우리가 선제골을 넣었다는 건 알 수 있었지만) 해운대역 앞에 있는 커핀그루나루에서 노트북으로 봤다. 사진 찍고 있는데 구자철이 2번째 골을 넣더라는... 혼자서 보니까 재미는 있어도 흥은 안 난다. 역시 응원은 같이 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