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출장을 한 달에 한 번 정도 간다. 그런데 갈 때 일만 하고 돌아오지 어디를 들리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러다 이번에는 작정하고 내려갔다. 해운대 해수욕장 인근에 호텔을 예약해두고 바닷바람도 좀 쐬고, 바다에 발도 담그고 하려고 말이다. 해운대 해수욕장은 올해 6월 1일에 개장을 했는데 수영하기에는 아직 물이 차다. 나름 수영복에 수영모에 물안경에 비치 타올까지 준비를 해갔는데 말이다. 이렇게 준비를 할 수 있었던 건 이번에 내려갈 때는 차를 끌고 갔기 때문이다. 보통 이렇게 장거리는 차 안 끌고 다니는데... 그만큼 작정하고 내려갔단 얘기.
해운대 해수욕장 바닷가
개장은 했지만 아직 시즌이 아니라서 그런지 한산한 편이다. 부산이 고향인 나지만 부산에 살면서도 해운대 해수욕장은 몇 번 오지 않았다. 그 몇 번 오지 않은 기억 속에서도 해변의 모래 사장이 이렇게 짧지는 않았던 거 같은데 상당히 짧아진 듯하다. 이 때가 6월 7일 목요일. 남들 다 열심히 일하고 있을 때 이렇게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해야지. 남들 노는 시즌에는 북적거려서 오히려 나는 그런 때 열심히 일하고 남들 열심히 일할 때 노는 게 더 효과적이라 본다. ^^;
바닷가로 갔다. 파도가 밀려드는 걸 보고 있노라니 뛰어들고 싶은 생각이... 호텔에 짐을 풀고 난 다음에 바로 반바지에 슬리퍼를 신고 나왔다. 혹시나 싶어서 수영할 수 있는 준비까지 다 해서 나왔는데 물이 많이 차갑다. 아직까지 수영은 무리라는 얘기.
이렇게 스노클링을 하는 이도 있었고, 얕은 곳에서 수영을 하는 이도 있었다. 걔 중에는 외국인도 있었고. 역시 외국인은 사이즈가 참... ^^; 그러나 너무 큰 사이즈에 눈요기꺼리라고 보기는 그렇고...
유람선도 다닌다. 언제부터 다닌 건지는 모르겠지만... 예전에 해운대에서 보트를 탄 적이 있다. 그 뭐라고 해야 하나? 그냥 연인들이 노를 젓는 보트였는데 잔잔한 호수가 아니라 파도치는 바다라서 그런지 은근 팔에 힘들어가고 힘들더라는... 뒤집어지기라도 한다면 그냥 그 날 데이트는 꽝인데 옷까지 이쁘게 차려 입고 나와서 타니까 거 쉽지 않더라고. 그 생각이 나더라는...
저런 보트는 재밌지. 해운대 해수욕장에서는 얼마하는지 모르겠지만... 저거보다 재밌는 건 당연히 혼자 타는 거. 그거 정말 신나는데. 예전에 파타야에서 혼자서 타고 신나게 달렸던 기억이 있다. 그게 시속 몇 킬로까지 나가더라? 스피드를 즐기는지라 신나게 땡겼다는... 스피드가 올라갈수록 발가락에 힘 바짝 들어가고~
해운대 해수욕장 모래사장
바닷가를 반바지에 슬리퍼를 신고 걸어가다가 좀 쉬려고 모래사장에 앉았다. 부드러운 모래를 손으로 만지작 거리다 손을 털었는데 모래가 떨어지지 않는다. 턴다고 털었는데 딱 달라붙어 안 떨어지는 거다. 왜 그런 거지? 궁금~
모래사장에 들어오니 바닷물에 담궜던 내 발은 이내 개판이 되버리고. 그래도 해수욕장 나가는 길에 보면 발에 묻은 모래 터는 곳이 따로 있다. 언제 만들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편해졌네. 국내 제일의 해수욕장인지라 방문하는 사람이 많아 편의시설도 많아진 듯.
나중에 지나가다가 여기서 발에 묻은 모래를 떨어냈다.
아직 물이 차가워서 그런지 수영금지라고 되어 있다. 간혹 수영하는 이들이 있긴 한데 얕은 데서 해서 그런지 누가 말리고 그런 사람은 없는 듯.
그 다음 날 부산에는 비가 내렸다. 비오기 전날이라서 그런지 하늘에 구름이 많았고 그래서 햇볕 또한 따갑지 않을 정도? 그래서 물이 차가웠는지도 모르겠다. 직사광선을 받지 않아서 말이다.
해운대에서 찍은 사진
혼자 가서 사진 찍기 쉽지 않다. 사진은 찍고 싶고 찍어줄 사람은 없고. 해변을 걷다가 좀 만만해보이는 젊은 애들한테 부탁한 거다. 문제는 내 DSLR 조작법을 모르기 때문에 사진을 많이 찍고 그 중에서 골라야 한다는 거. 그래서 젊은 애들이라 해도 커플은 안 되고 남자들끼리 왔는데 좀 어린 애들 그런 애들을 골라야 했다. 잘 모르는 사람에게 부탁하고 사진 찍으려니 참 폼 잡기 쉽지 않네. 그렇게 찍어서 겨우 건진 사진이다.
바다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 그래도 바다에 왔는데 인증샷은 찍어야지. 이건 한 방에 찰칵된 사진. 그래도 재밌게 얘기하고 용돈이라고 좀 주니까 좋아서 아저씨 이렇게 포즈 취해보세요. 이런 식으로 꽤나 적극적이었다는... 나중에는 즈그들끼리 이게 낫니 저게 낫니 그러고. Manual 모드로는 안 될 듯 해서 A모드로 해서 초점만 맞춰서 찍게 했다.
잘 됐다 싶어서 폼 잡고 찍으려고 담배를 물었는데 다 실패. 음... 담배 피는 사진 그 많은 사진 중에 내가 볼 때 가장 낫다 싶은 게 이거다. T.T 괜히 담배 피우다가 옆에 온 아줌마한테 딴지 걸리고. 난 여기에 관리하는 분인 줄 알았는데 보니까 놀러온 사람이더라는... 담배 연기가 날리니까 와서 뭐라 하는데 알았다고 하고 한 모금 더 빨고 버렸다. 나중에 방송으로 나오는 소리.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흡연시 벌금 2만원. 헐~ 다행이군. 벌금 굳어서...
해운대 해수욕장 부대 시설
아마도 해수욕장 중앙에 있는 거 보니까 화장실이 아닌가 싶은데 확인은 안 했다. 귀찮아서 말이다.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보니까 스마트 비치라고 된 시설이 있던데 이게 뭐하는 건가 싶어서 안에 들어가보려고 했더니 문이 안 열린다.
보니까 해변에서 필요한 물품이나 수영 시에 필요한 물품들 대여하거나 사용하기 위해서 필요한 요금을 내는 곳이었다. 시즌에는 엄청난 인파가 몰려들다 보니 이런 시설을 만든 듯.
스마트폰이나 신용카드, 현금 결제가 가능한가 보다. 편하겠네. 마치 영화관에 매표소와 같은 그런 느낌.
언제 생겼는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먹거리 자판도 한 곳에 다 모여져 있다.
그리고 2007년에 조성된 공원. 연인들이 놀러오기 참 좋겠다. 낮에는 수영하고 저녁 먹고 산책 좀 했다가 밤에는 인근 나이트 클럽이나 클럽에서 광란의 밤을 보내고 호텔에서 자고. 좋네. 알아보니까 해운대 클럽 중에서 가장 잘 나간다는 클럽은 247 클럽이란다. 서면은 픽스. 뭐 친구들 불러서 가볼 수도 있었겠지만 일정상 시간이 안 되어 가보지는 못했다. 들은 얘기가 그렇다는 거.
낮이라서 공원에 조성된 산책로가 그다지 운치있어 보이지는 않지만 밤에는 꽤 괜찮을 듯 싶다.
가다가 샤워시설을 봤는데 이것도 동전 넣고 이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더라는... 예전에는 안 그랬는데. 하도 오랜만에 온 거라서 그런지 이런 것들이 다 신기하게 보였다.
공원 산책로를 걷가가 이뻐서 찍은 꽃. 꽃명이 뭔지는 모르겠다만... 아이보리 색이라 더 눈에 띄더라는...
저 멀리 산에서 내려온 구름이 보인다. 아무래도 내일 비 오겠군 했는데 비 오더라는... 세차하고 왔는데 제길... 뭐 고속도로 타고 오면서 하루살이 벌레들 앞쪽에 늘러 붙어서 어차피 세차한 거 다 망치긴 했지만...
호텔로 가는 신호등 앞에서 본 강쥐. 역시 부산인지라 롯데 자이언츠 옷을 입고 있다. 어찌나 귀엽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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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이번 여름에는 해운대에 갈 지도 모를 일이다. 항상 부산 내려가면서도 해운대는 가보지 않고 친구들이랑 술이라도 먹는다면 서면에 있었는데 말이다. 근데 확실히 부산 차 끌고 간다는 거 만만치 않다. 예전에는 어떻게 그렇게 항상 차 끌고 내려갔을꼬? 그 때는 젊었을 때라 고속도로에서 나보다 앞서는 차를 용납하지 못했던 때라... 뭐 부산까지 3시간 40분이었던가? 그 정도 걸렸었다. 지금이야 KTX가 더 빠르긴 하지만 그 때는 비행기 외에는 그렇게 빨리 갈 수가 없었던 시절이었는데... 이번에 내려갈 때는 힘들어서 크루즈 컨트롤로 하고 내려갔었다. 그랬더니 연비는 참 좋게 나오더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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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벡스코에서 열리는 부산 국제 모터쇼를 볼 겸해서 내려가려고 했었는데 시간이 나지 않아 6월 6일에 출발한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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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올리는 동영상은 파도 소리 나는 해운대다. 아직 휴가 시즌은 아니지만 휴가 전에 해운대를 동영상으로나마 즐기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