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이 하게 된 일은 내가 작년부터 컨설팅하던 미니쉬테크놀로지란 바이오 회사다. 사실 작년에도 CMO가 아닌 별도 법인 대표 제안이 있긴 했으나 거절했었고, 올해도 CMO 자리 제안이 있었으나 한 차례 거절했었다. 이유는 그냥 컨설팅 시간만 더 늘리면 될 문제지, 원하는 바가 CMO 역할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그냥 직책을 CMO로 하는 건 의미없다 생각해서였다.
CMO
Chief Marketing Officer
CEO의 뜻도 모르고 CEO라고 부르는 경우 많더라. 오래 전이었다. 본인을 CEO란다. 들어보니 쇼핑몰 대표였다. 법인도 아니고 개인회사의 대표인데 CEO란다. 어처구니가 없어서 CEO가 뭐의 약자고 그게 뭘 의미하는지 아느냐고 물었더랬다. 이런 얘기하면 내가 마치 꼰대같이 느껴질 지 모르겠지만 나는 이런 거 별로 안 좋아한다. 용어의 정의도 모르면서 어디서 주워들은 얘기로 하는 얘기를 별로 안 좋아한단 말이다. AI도 아닌데, 요즈음 유행한다고 AI도 아닌 걸 AI라고 하면서 투자 유치하는 스타트업을 내가 싫어하는 것도 맥락이 비슷하다.
법인의 대표는 대표이사다. 물론 요즈음에는 1인 법인도 가능하니 법인이라고 해도 대표이사가 아닌 경우가 있지. 대표이사는 이사들의 대표를 말한다. 보통 대표이사를 CEO라고 부르긴 하지만, 대표이사는 상법상의 용어고, CEO는 역할에 따른 용어로 조금 결이 다르다. 대표이사가 있다면 이사가 있듯, CEO가 있다면 COO, CMO, CFO 등이 있어야지. 즉 역할이 잘 분리되어 있고, 체계가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내가 지난 번에 CMO를 거절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CMO는 최고 마케팅 관리자다. 마케팅에 있어서 전체를 총괄하고 책임을 지는 역할이다. 그에 따른 적절한 권한도 있어야지. 그런 게 없이 그냥 타이틀만 주는 거라면 그게 무엇이든 난 의미없다고 본다. 생각보다 그런 경우 많다.
말보단 행동
한 달 반 정도 된 거 같다. CMO가 된 지. 직위는 이사(비등기 이사), 직책은 CMO. 나는 내가 하는 일 별로 티내거나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냥 말보단 행동으로 보여주면 그만이니. 내가 더 그러는 이유는 겪어보면 말 뿐인 사람들이 꽤나 많더라고. 그래서 나도 그런 취급 받고 싶은 생각이 없어서 더 그런 듯. 항상 야인, 아웃사이더처럼 살아왔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으니 실력 발휘해야지. 별로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서 부담도 없다. 시간의 문제일 뿐이라 생각하기에.
여튼 이제는 주와 부가 바뀌었다. 컨설팅할 때는 주가 유어오운핏이었고, 부가 컨설팅이었는데. 이제는 주가 CMO 일이고, 부가 유어오운핏이 되어 버렸네. 그나마 1달 반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노력한 보람이 있었던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