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하게 얘기하면, 난 이 향수 쓴다는 거 공개하고 싶지 않았다. 그냥 나만 쓰고 싶었다. 그 정도로 난 이 향수 맘에 든다. 뭐 유투브에 보면 여러 향수들 비교하면서 향수 추천하는 콘텐츠 보면 "어 그래 많이 써~" 그런 얘기를 해주고 싶었다. 다른 향수들의 향이 좋지 않다는 게 아니다. 좋긴 한데, 인위적인 향 느낌이고 너무 다른 사람들도 많이 써서 그닥 손이 가지 않았을 뿐. 뭔가 나만의 향기를 갖고 싶었는데, 이제는 다니엘 트루스도 아는 사람들이 꽤 많아진 듯 싶어 좀 안타깝네. 나만 쓰고 싶었는데. ㅎ
향수 뭐 쓰세요?
내가 다니엘 트루스 쓰고 난 다음부터 향기 좋다는 얘기는 매번 듣는다. 특히나 여자한테서. 여자들이 그런 건 더 빨리 알아채더라. 몇 가지 일화를 소개하자면, 당구장에 갔더니 남자 알바 하나가 나한테 찾아와서 향수 뭐 쓰시는지 꼭 알고 싶다고. 향이 너무 좋다고. 담에 제품 보여주겠다고 했는데 그 날이 알바 마지막 날이라고 해서 알려주긴 했다. 또한 새로온 20대 여자 알바생이 당구장 실장한테 그랬다고 한다. 저 분 향기 좋다고. 이 제품 쓰면 그런 소리 듣는다. 못 믿겠다고? 써봐. 남친한테 선물할 거면 이런 거 사주길 바란다.
향수 농도
이젠 뭐 잘 알려진 거지만 정리한다.
알코올 순도 | 향료 농도 | 지속 시간 | |
퍼퓸(Perfume) | 90%~ | 15~20% | 5~7시간 |
오 드 퍼퓸(Eau De Perfume) | 85~90% | 10~15% | 5시간 |
오 드 뜨왈렛(Eau De Toilette) | 80~85% | 5~10% | 3~4시간 |
오 드 코롱(Eau De Cologne) | 75~80% | 3~5% | 1~2시간 |
여기서 알코올 순도는 뭘 말하느냐? 얼마나 향료 성분이 얼마나 빠르게 증발하는지를 결정한다. 향수는 물과 알코올 그리고 향료로 크게 나눌 수 있는데, 여기서 알코올의 순도가 높으면 항력(resistance, 향수 입자가 공기 분자와 부딪혀서 발생하는 저항)이 줄어들어 향기가 오래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왜 가능성이 높다고 했냐면 향기가 오래 유지되는 요인에는 알코올의 순도만이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 물론 항료 농도도 높아야 또 유지가 오래되겠지. 보통 일반적으로 우리가 사는 향수들은 대부분 오 드 뜨왈렛이고, 남자들이 많이 쓰는 조 말론의 경우는 오 드 코롱이다.
향수 이렇게 쓰진 마라
아침에 엘리베이터를 타면 누군가가 뿌린 향수의 잔향이 심하게 남아 있는 경우가 있다. 그런 경우에 향수 냄새가 좋던가? 글쎄 나는 전혀 그렇지 않아서 말이다. 향수를 쓰는 사람들 보면 향이 익숙해지다 보니 본인이 그 향기를 맡을 정도로 향수를 뿌려서 그런지, 아니면 오 드 뜨왈렛이다 보니 많이 뿌려야 오래 간다고 생각하는지 그 잔향이 남아 있으면 나는 역겹더라. 뭐랄까. 싼티난다고 해야 하나? 마치 밤업소 다니는 여성이 출근하려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나간 느낌이라.
어떤 이는 옷에다가 향수를 뿌려대는 이가 있다. 옷에 향수 냄새가 찌든 것을 보면 뿌린 데다가 또 뿌리고 그런 모양. 본인은 매일 맡다 보니 그 향에 민감도가 떨어져서 그런 지는 모르계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 냄새가 역겹다. 그걸 좋다고 느끼는 사람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오히려 싼티나게 느껴지더라. 게다가 옷에다가 향수를 뿌린다면, 그건 결코 좋은 재질의 옷이 아니란 반증이다. 좋은 재질의 옷에는 그런 거 안 뿌리는 게 좋으니까.
향기가 오래가려면
퍼퓸을 써라. 오 드 뜨왈렛 말고. 물론 각각이 다 장단점이 있다. 예를 들어 퍼퓸이라고 해서 다 좋은 건 아니다. 왜냐면 알코올 순도가 높기 때문에 알코올로 인해 피부에 자극이 될 수도 있거든. 그런 경우를 제외하고라면 어느 누구든지 향수를 쓰는 목적이 본인 몸에서 자기가 원하는 향기가 오래 지속되도록 하는 거 아닐까? 그러면 퍼퓸 중에서 맘에 드는 향을 선택해서 조금만 써라. 그래도 오래 가니까. 게다가 어느 부위에 바르느냐도 중요한데, 신체의 다른 부위와 마찰이 없는 부위가 좋다.
일반적으로 손목 안쪽 맥박이랑 귀뒤 부분을 바르곤 하는데, 조향사들의 말을 들어보면 그닥 좋은 부위는 아니다. 손목 부위는 시계를 차고 있으면 땀이 차는 부위기도 하고 귀뒤는 피지 분비가 되는 부위기도 해서 말이다. 그런데 사실 내가 이리 저리 사용해보면 그닥 그게 그리 큰 차이를 못 느끼겠더라. 내가 민감하지 않아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왕이면 마찰이 없는 부위에 뿌리는 게 좋다. 손등? 괜찮지만 손 씻을 수 있잖아. 그래서 팔꿈치랑 머리카락 추천. 사실 나는 머리카락에는 좀 다르게 사용하는 편이긴 하지만.
나의 선택, 다니엘 트루스
Daniel's Truth
내가 쓰는 향수는 다니엘 트루스(Daniel's Truth)다. 미국 향수인데,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향에 은은하고 고급진 향을 풍긴다. 향도 종류가 많은데, 그 중에 나는 다니엘 트루스의 시그니처 향인 밤쉘을 사용한다. 제품 설명에는 밤쉘 향을 이렇게 표현해뒀다.
미국 서부 청정 지역의 작약과 보라색 과일 열매껍질 오일을 블렌딩해 깊고 부드러운 감성의 향을 연출.
퍼퓸이라 일단 향은 오래 간다. 제품 설명서에는 14시간 정도 간다고 하는데, 글쎄 그건 안 재봐서 모르겠다. 향수 사용하는 사람은 처음에나 그 향을 느끼지 그 담에는 익숙해져서 다른 사람에게 물어봐야 되는데 그걸 왜 물어. ㅎ 여튼 밤쉘 향 정말 좋다. 믿고 써봐라. 어디 가서 향 좋다는 얘기 들을 거다. 특히나 여성분들한테. 나는 매일 향수를 사용하진 않고 이따금씩 사용하는데(주로 정장 입을 때), 스프레이 타입이 아니라 볼 타입으로 되어 있어서 특정 부위에 문지른다. 단, 넓게 펴서 바르는 게 향이 오래가.
이거 10ml인데 가격은 좀 된다. 그런데 시중에 오 드 퍼퓸 제품 보면 가격이 좀 되잖아? 이건 퍼퓸이라고. 그래서 양은 적어도 오래 사용할 수 있다. 오 드 뜨왈렛은 향이 오래 가지 않으니 그만큼 자주 사용해야 하잖아. 원래는 롯데백화점에서만 판매했었는데, 이제는 신세계백화점이랑 갤러리아에도 판매하는 듯 하더라. 직접 매장 가서 시향해보고 본인이 맘에 드는 향을 택하면 될 듯. 모르겠으면 그냥 믿고 밤쉘 사봐. 맘에 안 들면 내 손에 장을 지진다. 강추! 백화점 가격이나 온라인 가격이나 동일하다 보면 된다. 다만 이벤트가 조금 다를 수 있으니 온라인도 체크해보고 매장 가보길.
전성분 중 유해성분
오일 퍼퓸 제품 중에 밤쉘 향은 내가 사용하는 거니 유해성분이 있는지 검토해봤다. 이거 따질 때 보통 EWG(Environmental Working Group) 등급을 많이 언급하는데, 미국의 비영리 환경 단체에서 성분을 10등급으로 표시해줘서 직관적으로 유해한지 여부를 알기 쉽게 해뒀지만, 맹신할 필욘 없다.(이유가 있다. 굳이 설명하진 않겠지만 궁금하면 찾아보시라.) EWG 등급으로 1-2등급은 적은 위험도, 3-6등급은 중간 위험도, 7-10등급은 높은 위험도를 뜻한다. 여튼 이걸로 따져보면.
다이프로필렌글라이콜: 1-2등급
테트라메틸아세틸옥타하이드로나프탈렌: 2등급
에틸리날룰: 1등급
헥실신남알: 3등급, 알레르기 유발 주의 성분
부틸페닐메틸프로피오날: 5-7등급, 알레르기 유발 주의성분
하이드록시시트로넬알: 3-6등급, 알레르기 유발 주의 성분
리날룰: 3등급, 알레르기 유발 주의 성분
시트랄: 3-5등급, 알레르기 유발 주의 성분
이 중 헥실신남알, 리날룰, 시트랄의 경우에는 홈페이지에 제품 성분 표시란에도 알레르기 유발 성분이라고 명시되어 있더라. 퓨어 오일 퍼퓸이라고 해도 이렇게 주의를 요하는 성분이 들어가 있다. 여성들이 많이 쓰는 샤넬 No.5의 경우에는 예전에 EU에서 전면 사용 금지한 성분을 주성분으로 쓰기도 했는데 뭐. 여튼 알레르기 유발 주의 성분이 있으니 본인이 사용해보고 알레르기 반응이 있으면 사용 금지. 나의 경우엔 전혀 문제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