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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뷰티/패션

기성복 가격 책정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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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복은 영어로 RTW(Ready to Wear)라고 부른다. 대량 생산으로 만들어진 옷이라 입어보고 맘에 들면 사면 된다. 편리하지. 이게 기성복의 최대 장점이다. 그러나 기성복이 싸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과연? 계산해보면 결코 그렇진 않다. 대량 생산을 하기 때문에 원자재를 대량으로 사서 대량으로 제작하니 당연히 원가는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대신 초기 투자를 많이 하기 때문에(대량 생산) 마진을 많이 붙인다. 그럼 어느 정도 붙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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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지불하는 가격의 맥시멈 40% 정도라고 보면 된다. 그러나 이건 브랜드 파워가 적었을 때의 얘기고 브랜드가 유명하면 할수록 원가 비율은 더 낮다. 즉 원가 10만원 짜리 옷이라 하더라도 이 브랜드를 붙이면 25만원이 되고, 저 브랜드를 붙이면 100만원이 된다는 얘기. 그런데 우리가 이런 걸 따지지 않는 이유가 뭐냐? 바로 디자인 때문이다. 그래서 디자인이 중요한 거다. 아무리 옷이라는 게 몸을 보호하고 가리기 위해서 입는 거라지만 그 본질에 부합한 옷만 입고 살 순 없다.

게다가 잘 입은 옷과 같은 경우에는 내 마음가짐에도 변화를 주고 타인이 나를 대하는 태도 또한 달라진다. 그래서 디자인을 중심으로 보지 원가를 따지지 않는 거지. 그러나 요즈음 세상은 그런 걸 활용해서 돈을 번다는 거. 그런 거에 휘둘릴 필요는 없다는 거다. 물론 그렇다고 디자인 따지지 말고 보라는 얘기는 아니지만 이런 거 좀 알아두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적는다.

#2
땡처리

가끔씩 재고 처분, 땡처리 이런 걸 보는 경우가 있을 거다. 보통 80~90%까지도 세일을 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봤을 거고, 말도 안 되는 싼 가격에 나온 옷들도 봤을 거다. 물론 이런 물량이 나오는 이유는 팔리지 않는 옷 쌓아두면 보관비만 나오기 때문에 하나라도 빨리 처분해서 현금을 돌리는 게 낫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량 생산과 같은 경우는 잘 되면 돈 많이 벌지만 잘못 되면 손해 또한 막심한 거다. 

유명 브랜드의 경우에는 브랜드 인지도 때문에 80~90% 세일을 안 하지.(아마 한다고 해도 유명 브랜드는 이윤이 남을 수 있다고 본다.) 그렇다면 80~90% 세일하는 브랜드는 다소 브랜드 파워가 약한 브랜드의 옷일텐데 브랜드 파워가 약한 옷은 또 비싸게 팔지를 못하니 마진을 크게 붙이지 않고 판매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팔리지 않게 되면 그게 재고 처분이나 땡처리로 나오는 게지. 그래서 그렇게 산 옷은 거의 원가나 원가 이하로 살 수 있는 가능성도 충분하다 본다.

#3
소비자가로 사는 건 미친 짓

표현이 그럴 수도 있긴 하지만, 풀어서 얘기하자면 그 정도의 가격을 지불할 가치가 없는 옷에 그 정도의 가격을 지불하는 셈이다. 혹 경제학을 공부하거나 시장 논리를 안다면 적정 가격이라는 건 시장이 결정하는 거라 얘기하겠지. 내가 그걸 몰라서 하는 얘기가 아니다. 싸게 만든 옷이라도 비싸게 가격을 책정하면 그만큼 살 사람은 적어지기 마련이니 적정 가격이라는 건 결국 시장에서 결정이 되는 건 맞지.

그러나 여기서 얘기하는 건 그런 걸 다 이해하고 있다는 가정 하에 벌어지는 행태에 대해서 얘기하는 거다. 일단 가격을 높여서 판매했다가 안 되면 세일로 팔아버리면 되는 거거든. 그러면서 파격 세일. 다시 못 올 기회 뭐 이러면서 마케팅을 하는 거지. 그래서 기성복을 소비자가로 산다는 건 내가 보기에는 적정 가격에 사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주식에서 고점에서 매수하는 셈.

#4
세일의 비밀

요즈음 보면 무슨 세일, 무슨 세일 해서 세일이 아닌 경우가 거의 없는 듯 하다. 불경기라 소비자의 지갑을 열려고 그러는 거 같은데 이 말은 바꿔 말하면 세일가가 소비자가란 얘기다. 애초부터 소비자가를 높게 책정한다는 얘기. 고로 기성복을 세일가가 아닌 소비자가로 사는 건 미친 짓이라고 하는 거다.

그것만 있느냐? 아니. 또 있다. 뭐가? 세일의 비밀이. 평소에 아이쇼핑이라도 자주 하는 이들이라면 이에 대해서 알 수 있을 거라 보는데, 원래 소비자가로 판매되던 옷이 아니라 세일 때만 판매되는 옷이 있다. 무슨 말이냐면 세일을 위해서 만든 옷이란 얘기다. 예를 들어보자. 20% 세일로 20만원에 판매하는 옷이 있다. 그렇다면 원래 25만원짜리 옷이란 얘기다. 문제는 이 옷이 그럼 원래 25만원에 팔리던 옷이냐? 아니란 얘기다. 기존에 판매되지 않던 옷으로 세일 시즌에 맞춰 소비자가 20만원으로 나온 옷이다. 그걸 세일 20%라는 명목으로 25만원 → 20만원 이렇게 판매하는 거다. 브랜드 파워가 약한 데는 땡처리를 하지만 브랜드 파워가 있는 데는 이런 식으로 옷을 판다. 물론 다 그렇다는 게 아니다. 많이 그런다. 그게 우리나라만 그러냐? 아니. 유럽도 그렇다.

#5
아웃렛

최근 들어 아울렛도 많아진 거 같다. 이게 다 어찌보면 소비자들의 심리를 이용하는 상술에 지나지 않는다고 본다. 뭔 심리. 아웃렛이면 싸다는 고정 관념. 뭐 그런 거지. 내가 사는 일산 근처에도 대규모의 아웃렛이 있고, 거기에는 명품 매장도 있다. 명품 브랜드의 아웃렛은 그럼 이월 상품만 있느냐? 아니다. 아웃렛에만 판매하는 그러니까 기존 매장에서는 판매되지 않았던 아웃렛 전용 상품이 있다. 이건 뭘 말하느냐. 아웃렛이니까 뭐 20%, 30% 세일해서 판매한다고 하는데 그게 세일가가 아니라 원래 그 가격이라는 얘기.

#6
패션 사업을 하면서 이리 저리 알게 되는 것들이 많아지다 보니 보는 게 많이 달라진다. 사실 패션에 민감한 사람이 아니라면 내가 좋아하는 디자인의 옷을 사면 그만이지 뭘 따지냐고 할 수도 있다. 틀린 말 아니다. 단지 패션에는 거품이 많고, 마트에서 1+1 상술 하듯 가격 갖고 장난질 하는 경우도 많다는 얘기를 하고 싶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