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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새로운 법인 설립을 한다. 기존에 운영하던 법인은 폐업 신고를 했고, 스타트업하는 마음가짐으로 새로이 법인을 설립하는데(나이 들어서 스타트업하기 참... 내 진짜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한다.) 법무사 비용 아까워서(원래 스타트업은 초반에 다 그런 거이다.) 셀프로 하려고 했더니 온라인 법인 설립 시스템이라고 만들어져 있더라.
이용하면서 느낀 장단점 적어본다. 단점부터.
#1
단점
1.
뭐같은 ActiveX
역시나 공기관 사이트라 그런 지 초반에 뭘 이용하려면 가입해야 하고, 가입할 때부터 ActiveX 이것 저것 설치해야 된다. 내 누차 얘기하지만 이따구 기술로 보안을 한다고 보안이 되는 게 아니다. 게다가 이런 소프트웨어를 공기관에 납품하는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함이지만 나는 그런 걸로 돈 버는 걔네들 정말 한심하고 기술자, 엔지니어라고 보지도 않는다. 그럼 왜 안 좋은데 공기관에서는 이런 걸 사용하는가? 이유는 단순하다. 공무원은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습성 때문이다. 나는 공무원이라 하면 기본적으로 일 잘 한다는 생각 전혀 안 한다. 물론 아닌 사람들도 분명 있다. 그러나 미안한 얘기지만 자신이 스스로 일을 만드는 그런 습성을 가진 이들이라면 공무원 잘 안 한다. 다른 일 하지.
2.
인터넷 익스플로러 전용
게다가 인터넷 익스플로러 전용이다. 크롬 안 된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맥 사용자인 나는 가상 머신 띄워서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 정도 갖고는 귀찮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려니 하지.
3.
로컬 스캐너만 지원
법인 설립 관련 서류 작성하려다 보면 스캔해서 첨부해야 하는 경우들이 있다. 경우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지만 누구든지 한 번 정도는 겪게 되는 게 법인 인감을 스캔해서 올려야 하는데, 로컬 스캐너만 지원한다. 그래서 문의해보면 로컬 스캐너 없이도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긴 한다. 보완 때문에 그런 거라 생각은 하지만 현실을 고려치 않고 만든 프로세스가 아닌가 싶다. 아마 개발하는 사람과 어떻게 만들어라고 작업 지시(요구)하는 사람 간에 의사 소통은 했겠지만, 작업 지시하는 측에서 책임 소재를 만들고 싶지 않으니 이렇게 처리하는 거(대부분 공기관 사이트에 보면 로컬 프린터만 지원하잖아? 연말정산 때도 보면 그렇고)를 얘기하지 않았나 싶다. 확실히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이 아니다 보니까 사용하는 사람의 입장은 고려치 않고 자신에게 문제가 안 생기게 하는 방어적인 태도 때문에 이런 결과물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는. 난 이런 거 보면 답답한 사람이다. 내가 앱이나 사이트 이용하면서 이런 말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걸 왜 이리 만들었을꼬?" 며칠 전 신한은행 앱 이용하면서도 그런 적이 있다. 아마도 개발자가 이런 상황은 고려하지 않은 게 티가 나던.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개발이라는 게 무슨 언어를 쓰고, 얼마나 모듈화를 잘 하고 하는 엔지니어적인 접근이 아니라 사용자가 이용하는 거 중심으로 접근을 하는 비즈니스 로직을 잘 해야 한다고. 사실 개발자 치고 그거 잘 하는 이가 생각보다 드물더라고. 기술적인 완성도를 높이는 건 엔지니어적인 사고방식이다. 정작 더 중요한 것을 놓치는 셈. 나는 그런 개발자를 중수로 본다.
#2
장점
1.
초보자 가이드
그래도 법인 설립 시스템이란 사이트가 있으니 혼자서 법인 설립할 수 있다는 게 어디냐. 법무사 통하면 비용 들어가는데, 집에서 혼자서 해도 되니. 물론 알아야할 게 많이 있지만 그래도 가이드가 된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예를 들어 정관과 같은 경우도 표준 정관이 입력이 되어 있어 본인이 수정하면 되고. 나와 같은 경우는 정관 자체를 거의 다 새로 작성했지만.
2.
잔고 증명
잔고 증명도 은행 갈 필요가 없다. 금융권과 연동되어 2,000원인가 수수료만 내면 된다. 그것도 신한은행의 경우에는 수수료 면제. 그래서 신한은행에 계좌를 만들어서 한 거지. 2,000원 아끼려고. 거 참. 소탐대실인데. 이런 거 아낀다고 일 잘 되는 거 아니지만 그래도.
3.
언제든 연결되는 상담
아마 법인 설립 시스템 이용하다 보면 법인 설립을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문의 사항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용해보면 알아. 그럴 때는 콜센터에 전화하면 되는데 오~ 콜센터 상담은 정말 맘에 든다. 일단 전화를 하면 대기 시간 없이 전화를 받아. 게다가 친절해. 딱 한 명 좀 불친절하다 싶은 여자애 하나 있던데 한마디 하려다가 그냥 말았다. 그 외에는 죄다 착해. 친절하게 상담해주더란 게지. 그래서 뭔가 안 된다 하면 전화해라. 그런데 아마도 상담 받다 보면 같은 질문 엄청 많을 거라 본다. 이런 걸 좀 DB화 시키고 자동화시켜야 하지 않을까? 기술이라는 거는 그렇게 쓰는 거다. 저 따구로 보안이랍시고 ActiveX 설치하게 만드는 게 기술이 아니라.
#3
좀 짜증나는 부분이 많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런 게 있으니까 짜증나는 거고 왔다 갔다 하는 수고스러움을 덜어주고, 법무사 대행하지 않아도 되니 비용 절감되고, 뭐부터 준비해야할 지 막연한 이에게는 가이드가 되니까 단점이 있다 한들 장점이 더 크다 하겠다. 가만히 보면 단점이라고 하는 건 내가 볼 때 고치기 쉽지가 않다. 우리나라 공기관에 일하는 이들의 마인드 자체가 그런 것도 그렇고 쓰잘데기 없는 거 개발하면 개발업체네 하는 애들도 무성한 판국이니. 쪽팔린 줄 알아야 된다. 저런 거 개발하는 애들은.
#4
여튼 법인 설립 진행중이다. 아직 처리할 단계들이 더 남아서. 잔고증명, 법인등록세납부, 등기, 사업자등록, 4대보험가입. 근데 다 온라인으로 가능한 듯. 추운데 안 나가서 좋네.
#5
새로 만든 법인은 공개적으로 하는 비즈니스니까 회사명 밝힌다. (주)유어오운핏이다. 기존에 하는 회사는 사실 홈페이지도 없었던 게 내가 뭘 한다는 거를 밝히고 싶지 않았다. 쪽팔렸다는 얘기. 마케팅? 거 개나 소나 다 하는 거고, 마케팅 그리 잘 하면 내 일 마케팅하지 왜 남의 거 마케팅해주냐고. 나는 그런 생각에 홈페이지조차 안 만들었던 거다. 그러나 이번 일은 공개적으로 할 만한 일이다. 재밌을 거고. 여튼 패션 관련 그것도 남성 패션 관련인 지라 앞으로 내 블로그에도 남성 패션에 관련해서 이러저러한 글이 올라가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