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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제독의 연인: 사랑이 리더십 위의 가치더냐?


나의 2,825번째 영화. <진주만>과 같은 그런 느낌의 포스터를 보고 그런 류의 영화라 생각했는데 보고는 다소 실망했던 영화. 아마도 내 기대에 못 미쳐서 그런 듯. 전쟁보다는 사랑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전쟁 속의 꽃피운 사랑이라고 하기에는 도의적으로 아닌 부분이 많기에 그다지 아름다워보이지는 않았다. 개인 평점 6점.


포스터


물론 포스터에는 이런 글귀가 있다. "<타이타닉> 이후 전세계가 선택한 로맨스 대작" 그러나 <타이타닉>과 견주기에는 미흡하다. 포스터가 주는 느낌은 전쟁 속에서 꽃피운 멋진 러브 스토리인데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 영화 속의 사랑은 아름답다기 보다는 잘못된 만남이라 본다. 


<진주만>과 비슷한 느낌이지 않나? 주인공들을 위에 두고 아래에는 바다를 배경으로 군함이 보이고. 그런데 <진주만>과 비할 바는 아니라는 생각이다. 포스터만 비슷할 뿐.


전투씬: Battle Scene

#1. 초반 해전


시작부터 13분 동안에 벌어지는 해전은 볼 만했다. 사실적이기도 하고 말이다. 어떤 전투가 안 그렇겠냐만은 공중전과 좀 달리 해전은 서로 피해를 많이 입는 듯.

#2. 포 대결


육상전이 한창인 곳에 Glory 호를 끌고 도착하여 화력이 좋은 독일군에게 폭탄 세례를 퍼부어준다. 이에 육지에 배치된 포들도 군함을 표적으로 포를 퍼붓고 육지와 바다간의 포 대결이 시작된다.



당시에 육지와 바다간의 통신을 위해서는 이렇게 케이블을 연결해야 했나 보다. 이런 장면들은 꽤나 볼만했던 장면들이었다. 당시의 전투씬을 매우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어서 말이다.

#3. 육탄공세


러시아 내전 당시에 백군(反볼셰비키군)과 적군(볼셰비키군)의 전투씬에서 코르챠크 제독이 최고통치자로 있는 백군의 탄환이 떨어지자 총검을 장착하고 진군하는 모습이다.


군악대는 군가를 불면서 아무런 무기없이 전진하는데, 총알받이다. 빗발치는 총알 세례를 몸으로 받아내고 전진한다니 마치 중국의 인해전술을 보는 듯 하다. 여기서 죽자는 각오 없이는 힘든...


전투의 양상을 바꾼 한 여인이 있었으니 달려나가면서(죽을 것을 알고) 총알을 맞아 죽는다. 볼셰비키군에서도 총 쏘기를 멈추고 잠깐의 정적이 흐른다. 이 여인의 죽음으로 전세는 역전된다.


여인의 죽음을 본 백군은 분노하여 달리기 시작하고, 총탄 세례를 퍼붓던 적군은 무기를 놔두고 도망가기 시작한다. 총알이 빗발치는 전투에서도 전투의 승패는 화력으로 결정이 나는 게 아니라는 점을 잘 보여주는 듯.


알렉산더 바실리에비치 콜차크: Aleksandr Vasilievich Kolchak


해군 장교였으나 러시아 혁명 이후 백군인 反볼셰비키군을 이끌던 최고통치자로 임명받기까지 한 그는 실존 인물이다. 영화 속에서 보이는 그의 모습은(다소 과장된 부분도 있겠지만) 군인 정신이 투철하고 리더십이 있는 사나이였다. 이런 모습을 잘 보여주는 장면 하나.

해군 중장(쓰리 스타)였던 시절에 러시아 2월 혁명으로 많은 군참모들이 사형 당하던 때에 배에서도 반란이 일어나는데, 무장해제를 하라는 명을 받고 그가 보인 모습은 항상 군참모들이면 계급에 따라 착용하던 멋진 칼을 바다에 내던져 버린다.


그러나 그의 어떤 삶의 가치관에는 모순을 보인다. 군인으로서의 리더십은 분명 있는 인물이었던 듯 싶지만 그에게는 사랑이라는 가치가 리더십보다는 위에 있었나 보다. 난 도무지 이런 사람 이해를 못하겠다. 이는 마치 지식에서 전문가들을 보는 듯한 모습이다. 자신의 분야가 아니면 자신이 비록 모름에도 불구하고 마치 세상이 자신의 분야인 양 얘기하는 모습을 보는 듯 했다.


남자의 관점: 리더십 위의 가치, 사랑

영화이기에 과장된 부분은 고려하지 않고 몇 가지 사실들만 나열해본다.

- 콜차크 제독은 결혼을 해서 부인과 아들이 있었다.
- 안나는 결혼을 해서 남편이 있었다.
- 안나의 남편은 콜차크 제독의 부하이자 친구같은 항해사다.
- 사랑을 위해 콜차크 제독은 이혼한다.
- 사랑을 위해 안나도 이혼한다.

이 영화 속의 실화는 콜차크 제독과 안나가 주고 받은 편지가 공개되기 전까지는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다고 한다. 그 편지가 공개되면서 둘의 사랑이 알려지고 이를 영화로 만들게 된 것인데, 사랑도 종류는 여러가지고 해석하기 나름이겠지만(인류애도 광의적인 사랑 아닌가) 나는 여기서 리더십과 더불어 얘기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리더십이 뛰어난 사람이 어찌 자신의 부하의 아내를 탐할 수 있을까? 비록 그것이 운명같은 사랑이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이성적인 판단으로 그래서는 안 되는 게 아닌가 싶다. 비록 군인으로서 리더십은 뛰어날 지 몰라도 이건 아니지 않은가 싶다. 게다가 한 여인의 남편으로서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 가정을 포기하고서라도 그렇게 해야했을까? 이해할 수 없다.


여자의 관점: 운명적인 사랑이라 하지 마라


사랑을 두고 얘기할 때 여자와 남자의 언어는 근본적으로 다를 수 밖에 없기에 얘기하면 끝없는 논쟁이 될 수밖에 없는 얘기지만 여기서 나는 운명과 사랑이라는 거에 대해서 얘기를 하고자 한다. 사실 나는 인간의 운명이라는 데에 있어서는 다른 이들과 다르게 운명을 어느 정도 수용하고 있는 입장이긴 하지만 보통은 운명은 개척 가능한 것이라고 하지 않느냐는 관점에서 얘기를 한다.


콜차크 제독이 먼저 다가서고, 먼저 이혼하고, 사랑을 주도해나갔기에 여자의 입장에서는 수동적인 부분이 없지 않아 있는게 사실이다. 그 이후 그녀는 콜차크 제독이 처형당하기 1년 반동안은 그의 곁에서 항상 그와 함께 하면서 갖은 고생을 다했기에 그녀의 사랑은 숭고해보이기도 한다. 비슷한 상황을 현실에 맞춰서 각색해보자.

당신의 직장 상사인 한 남자가 너무 매력적이었고 그 남자가 나에게 다가왔다. 비록 나에게는 자식이 없지만 그 남자에게는 자식이 있었고 아내도 있었다. 다가오는 그 남자 나에게는 운명적인 사랑으로 느껴지는데 이혼까지 하고 홀로 자신의 일을 위해 고생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나도 이혼하고 그 남자 곁을 지켜주고 싶다.


콜차크 제독과 안나의 사랑은 마치 운명적인 사랑인 듯 보인다. 그럼 흔히 말하듯이 운명은 스스로 개척할 수 있는 것이라면 이런 잘못된 운명도 거스를 수도 있는 게 아닌가? 이 사랑을 운명적인 사랑으로 본다면 당신은 현실에 맞게 각색한 상황에서 사랑을 취할 거란 말인가? 물론 그건 아니겠지만 3자의 입장에서 바라볼 때 그들의 사랑도 이해할 수 있다는 얘기겠거니...

결국 이해는할 수 있으되(세상에 별의별 사람 다 있으니까) 운명적인 사랑, 아름다운 러브 스토리 따위의 말로 미화하기는 곤란한 사랑이라 생각한다. 사랑도 종류가 여러가지지만 한 여인을 사랑하듯 내 부하도 사랑한다면 어떤 사랑을 더 우위에 둬야 하는지에 대해서 판단하는 이성적인 인간이 되어야 하는 법이다.


시대적 배경

01. 인물


알렉산더 콜차크(Aleksandr Vasilievich Kolchak): 1874.11.16 ~ 1920.02.07
러시아 2월 혁명 당시에는 중장으로 흑해함대의 사령관이었고, 이후 미국으로 쫓겨났다가 10월 혁명 후에 귀국하여 反볼셰비키군(백군)의 군사장관을 거쳐 쿠데타로 군사정권을 수립하고 최고통치자로서 연합국의 지지와 승인을 받는다. 그러나 패배하여 볼셰비키군(적군)에게 즉결심판을 받고 1920년 2월 7일 러시아 내전중에 처형당한다.


니콜라이 2세(Aleksandrovich Nikolai II): 1868.05.18 ~ 1918.07.17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이자 로마노프 왕조의 마지막 군주. 1905년 1월 22일 피의 일요일이라는 유혈사태를 만든 장본인으로 이는 혁명의 불씨를 당기게 만든다. 러시아 2월 혁명 이후 폐위하여 러시아 10월 혁명 이후 시베리아로 이송 도중에 가족과 함께 몰살당한다.


블라디미르 레닌(Vladimir Il'ich Lenin): 1870.04.22~1924.01.21
러시아 10월 혁명(볼셰비키 혁명)을 이끈 핵심 인물. 러시아 내전 이후 경제 개발을 위해 시장경제를 제한적으로 도입하고, 토지 자유 거래, 민영회사 설립, 남녀평등을 실현하였다. 1919년 각국의 공산당을 통일적으로 지도하기 위한 국제적인 조직체인 코민테른을 설립했다.(이는 스탈린에 의해 1943년에 해체된다.) 마르크스 공산주의를 처음 실현시킨 인물. 그의 공산주의 철학은 프롤레타리아 독재와 중앙집권적 경제체제에 바탕을 둔다.


그리고리 라스푸틴(Grigorii Efimovich Rasputin): 1872? ~ 1916.12.30
성직자로 예언가이기도 하다. 성자(聖者)라는 평판 덕에 니콜라이 2세의 황후의 눈에 띄어 황태자의 혈우병을 고침으로써 로마노프 왕조의 신임을 얻은 이후 뒤에서 황제를 조정하면서 폭정을 일삼아 암살당한다.



우리에게 해리 포터 시리즈의 스네이프 교수역으로 알려진 알란 릭맨이란 배우가 라스푸틴 역을 맡은 TV영화 <라스푸친>(1996년작)이 있다. 로마노프 왕조의 몰락에 라스푸틴이라는 예언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구해서 본 영화인데 영화는 그다지 재미없다. 개인 평점 6점의 영화.

02. 사건
- 1차 세계대전(the First World War): 1914.07.28 ~ 1918.11.11
- 러시아 혁명(Russian Revolution): 1905년 제1차 러시아 혁명, 1917년 2월 혁명, 1917년 10월 혁명
러시아 내전(Russian Civil War): 1917년 10월 혁명 이후에 일어난 적백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