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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독서

마치 탈무드를 보는 듯한, '다산어록청상'


이번달은 특별히 '다산'에 관련된 책들을 보고 있는 중이다. 그 중에 두번째 읽는 책으로 이 책은 <다산선생 지식경영법>의 저자가 <다산선생 지식경영법> 집필 이후에 쓴 책이다. 챕터만 봐도 다산식 정리 분류법을 따르고 있다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이 책은 저자가 다산의 <도산사숙록>을 모방하여 만든 것이다. <도산사숙록>은 퇴계 이황의 편지를 하루에 한 편씩 읽으면서 자신의 단상을 젂어 엮은 책을 말하는데, 저자 또한 다산의 편지를 읽으
면서 자신의 감상을 덧붙인 책이 바로 이 책이라는 것.


조금은 아쉬운 책

저자는 서문에서 이렇게 밝히고 있다.

다산선생 지식경영법이 공부에 관한 방법적 정리라면, 이 책은 삶의 자세 전반에 관한 성찰과 충고다. 접근의 방법이 다르고, 간추린 내용이 많이 겹치지 않아 서로 보완의 관계에 놓인다.
전작 <다산선생 지식경영법>과 이 책을 비교해 두었는데, 밝힌 바대로 삶의 자세에 대한 얘기들이기에 마치 탈무드를 읽는 듯 했다. 겹치지 않는 부분이 많은 것이 사실이나 겹치는 부분이 눈에 들어오니 많이 겹치는 듯 느껴진다. 그리고 보완의 관계라고 하나, 사실 <다산선생 지식경영법>에 비할 바는 못된다고 생각한다.

비슷한 얼개를 갖고 있음에도 읽으면서 또 읽고 나서의 감흥은 <다산선생 지식경영법>과는 조금 비교된다. 그건 <다산선생 지식경영법>은 조금 세세히 다루었지만 이 책은 단상을 모은 것이라는 점 그리고 그 내용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 때문인 듯. 그렇다고 해서 책 내용이 아쉽다는 것은 전혀 아니다.


하루에 하나씩 읽기를...


읽을 게 별로 없다. 내용이 부실하다는 얘기가 아니라 읽을 활자 수가 별로 없다는 거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이 책을 적은 것처럼 이 책도 하루에 하나씩 읽으면서 청상(淸嘗)하라고 만든 책인 듯 하다. 그렇게 활용하기 아주 적당한 책이다.

하루에 하나씩 아침에 일어나서 읽으면서 마음을 맑게 하고 그 뜻을 음미하기에는 좋다. 그리고 그렇게 읽기를 바란다. 그렇지 않고 일반 책 읽듯이 쉼없이 읽어내려가면 하루 만에 다 읽을 분량이고 이 책의 맛을 제대로 음미하기는 부족한 듯 하다.

짧은 챕터 하나 꼽씹으면서 읽어보고 마음을 맑게 하는 데 쓰길 바란다. 그러나 책 읽는 사람이 그게 그리 쉬이 될까 모를 일이다. 나 조차도 일단 책을 잡으면 끝까지 완독하는 스타일인지라... 나도 못하는 것을 남에게 권유하다니. 어쨌든 이 책을 읽고 나서 느낀 것이 그렇다는 것이다.

문득 생각나서 뒤져보았더니 책 속에 이런 표현이 있다.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읽느냐를 아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고로 한꺼번에 다 읽지 말고 하루에 한 챕터씩 아침에 읽고 하루 동안 되새김질하며 읽기를... ^^ 책 내용은 구구절절 옳은 말이고 가슴에 새겨야할 말들이 많으니 마음을 맑게 하는 데에 도움이 될 듯.

다산어록청상 
정민 지음/푸르메